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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사자’ 품은 아마존, 게임 넘보는 넷플릭스…누가 웃을까

중앙일보

입력

아마존이 MGM을 인수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마존이 MGM을 인수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사 MGM(메트로 골드윈 메이어)을 품었다. 자체 동영상 플랫폼 강화뿐 아니라 본업인 전자상거래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은 26일(현지시간) 84억5000만 달러(약 9조4000억원)에 MGM을 인수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7년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3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은 두 번째 규모의 ‘빅딜’이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의 MGM 인수 ‘속뜻’은  

1924년 미국에 설립된 MGM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007시리즈’ ‘록키’ 등의 작품을 만든 제작사다. 특히 ‘포효하는 사자’ 엠블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더보이스’를 비롯해 사업 오디션인 ‘샤크 탱크’ 같은 TV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MGM이 보유한 콘텐트의 가치만 100억 달러(약 11조2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막대한 부채로 인해 파산 신청을 하고 현재는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애플과 넷플릭스가 MGM 인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금액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프라임 비디오’의 경쟁력을 키워 시장 1위인 넷플릭스를 넘어서겠다는 포부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억50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넷플릭스는 2억8000만 명가량이다. 블룸버그는 “MGM을 인수하면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독점 콘텐트를 넣을 수 있고, 프라임 멤버십의 가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마존이 더 ‘큰 그림’을 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처럼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전략을 넘어, 본업인 커머스 분야의 매출 증가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콘텐트로 유입된 트래픽의 증가는 광고 매출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한주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컨대 007시리즈 굿즈(상품)를 아마존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며 “콘텐트 투자의 목적을 스트리밍 경쟁력 강화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게임으로 영토 확장할까

한편 OTT 업계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는 최근 게임 등의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그라지면서 신규 가입자가 줄어든 데다 후발 주자의 추격도 치열해지자 영역을 게임 쪽으로 넓히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규 가입자 수는 398만 명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1580만 명과 비교하면 75% 줄었다. 후발 주자들은 인수합병으로 넷플릭스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7일 워너미디어를 갖고 있는 미국 통신회사 AT&T는 케이블TV 채널 사업자인 디스커버리와 합병 계약을 맺었다. 새 회사의 기업 가치는 430억 달러(약 48조원)에 이른다.

이날 악시오스 등 외신들은 “넷플릭스가 최근 게임업계 인사 영입에 나서며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게임에서도 기존 구독 방식의 수익 모델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케이드처럼 매달 일정 구독료를 내면 콘텐트를 무제한 이용 가능한 형태다. 미국 경제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는 “넷플릭스의 게임 진출은 이르면 내년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어느 것도 확정된 사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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