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제공 군 장병 55만명분 백신 도입 계획 다음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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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지원하기로 한 군 장병용 코로나19 백신 55만명분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다음주에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와 3개 부처 공동으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 성과 브리핑에서 “미국이 협력하기로 한 우리 군 장병 55만명의 백신을 다음주 중으로 외교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보내주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브리핑 직후 “군 장병 55만명분 백신 제공계획을 다음주 중 외교부를 통해 알려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의용(가운데) 외교부 장관, 문승욱(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합동브리핑룸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결과 정부 합동 온라인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용(가운데) 외교부 장관, 문승욱(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합동브리핑룸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결과 정부 합동 온라인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 주중 백신 종류와 도입 시기 등이 정해지면 물량이 들어오는 대로 당초 6월 중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30세 미만 군인 41만명의 접종에 쓸 수 있을 거로 보인다. 군인들에 쓰려 했던 백신 물량 만큼은 일반 국민용으로 돌려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30세 이상 군인 11만6000명은 지난 4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고 최근 대부분 1차 접종을 끝냈다.

미국에서 들어올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가 유력하다. 미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3종인데 얀센 백신은 해외에서 희귀 혈전증 논란으로 30세 미만 장병에 쓰는 게 어려울 수 있어서다.
미국이 주는 물량은 30세 미만 장병에 쓰고도 10만명분 이상 남는 규모다. 이 때문에 잔여 물량을 일반 국민 접종에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미국이 백신을 제공하면서 재량을 줄 건지, 용도를 특정할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협의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육군 50사단의 30세 이상 군인 및 군무원들이 사단 사령부에 위치한 접종센터인 강철 체육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육군 50사단의 30세 이상 군인 및 군무원들이 사단 사령부에 위치한 접종센터인 강철 체육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국은 미국의 백신 제공 계획이 구체화하는대로 이달 31일 들어올 모더나 5만5000명분 백신까지 고려한 5,6월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수정·보완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권덕철 장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 관련, 단순공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권 장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완제 생산은 국내 최초로 mRNA 백신 생산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단순히 포장해 밀봉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백신의 품질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원개발사로부터 충전 공정에 대한 기술이전과 협력이 이뤄지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mRNA 백신 생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향후 백신 생산과 개발에 대한 기술력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날(24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완제 생산 과정이라 기술 이전 자체가 일체 없는 것처럼 보도되는데 의약품 완제 생산은 단순히 포장해 밀봉하는 과정이 아니다. 공정과정에서 중간중간 품질 검사를 해야 하는 민감한 공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공장에서 완제의약품을 병입하는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공장에서 완제의약품을 병입하는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당장 추가된 백신 물량은 군 장병용 55만명분 뿐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백신 공급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했다.

권 장관은 “한국은 이미 충분하게 접종할 양을 확보한 바 있다”며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체결은 국내의 우수한 생산 능력과 미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백신 공급을 확대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우수한 생산 역량과 인적자원, 품질관리 수준에서 인정받았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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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간 백신 파트너십의 구체화를 위한 후속 실무협의를 담당할 전문가 그룹을 내달 초까지 꾸리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부처별 전문가 추천을 받아 구성할 예정”이라며 “인원이 확정되면 세부 사항에 대해 다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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