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 문제 정부가 정직해야"…권영진 잇달아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권영진 대구시장이 SNS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쳐]

권영진 대구시장이 SNS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쳐]

권영진 대구시장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를 잇달아 비판했다. 백신 수급 부족, 이에 따른 국민적 불신, 모두 정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에 관한 한 아닌 건 아닌 거다'라는 글을 통해 "정부에 대한 불신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과 거부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수급이 늦었고 부족한 것은 사실 아닌가. 그래서 1차 접종을 한동안 중단할 만큼 접종 전선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도 방역 당국은 문제가 없이 잘되고 있다고만 한다.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정직하게 국민에게 다가갔으면 한다"라면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부족한 것은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발전이 있다. 비판하는 사람을 몰아세우고 잘못이 없다고 우기거나 자화자찬만 한다고 사실이 달라지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미국의 태도에도 쓴소리했다. 그는 "백신이 남아돌아서 여행객에게도 백신 맞혀주면서 동맹국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 고작 군 장병 55만 명분이다. 그것도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에 반대할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맙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권 시장은 미국의 백신 원조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부끄러운 우리의 백신 자화상’이라는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가 어쩌다가 국군 장병 55만명분의 백신을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았다고 감읍해 하는 나라가 됐나”고 운을 뗐다. 이어 “개념 없는 정치야, 무능한 정부야, 비겁한 전문가들아! 이것은 자화자찬할 성과가 아니라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171분간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군 장병 55만 명에게 백신을 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군 백신 공급 발표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미국의 발표는 한·미동맹의 특별한 역사를 보건 분야까지 확장한 뜻깊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권 시장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평가에 정반대의 진단을 내린 셈이다.

권 시장의 이 같은 의견에 네티즌 의견은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원조받는 나라가 아닌데 백신 공급받았다고 좋아할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대구시장의 공식 SNS에 올릴 내용인가 자못 궁금하다. 만약 권 시장 본인의 글이거나 확인을 거친 것이라면 이건 공사 구분을 못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