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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공간 넓히니, 하루 매출 30만원 늘더라…연간 1억 효과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이천시 세븐일레븐 이천관광대점. 지난 3월 리뉴얼 공사를 했다. 기존 82.5㎡(25평)였던 점포를 165㎡(50평)로 키웠다. 점포를 넓힌 덕에 이전엔 없었던 20석 규모의 취식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상품 진열대 수를 21개에서 32개로 늘리고, 치킨과 즉석 우동은 물론 디지털 복합기를 갖췄다. 점포를 넓힌 다음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하루 매출이 기존 260만원에서 465만원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면적 한 평(3.3㎡)당 하루 평균 8만2000원꼴의 매출 증가다. 이 점포의 노성민 점주는 23일 “점포를 넓힌다고 해서 매출이 얼마나 늘까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며 “매출이 늘어나니 할 일도 그만큼 많아져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래도 어느 때보다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덩치 키우기, 대형마트는 몸집 줄이기 한창

편의점업계에서 ‘몸집 키우기' 경쟁이 한창이다. 점포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점포 자체의 사이즈를 키워 다양한 상품을 갖춰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포석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1분기에만 40개 점포의 덩치를 키웠다.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의 수혜를 입은 점포는 600곳에 달한다. 덕분에 리뉴얼 전 평균 55㎡(약 17평)이던 점포 크기가 90㎡(약 27평)로 커졌다.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은 30만원가량 늘었다. 연간 1억원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점포가 작을 때는 아무래도 판매 상품 수나 편의시설이 제한적이지만, 점포가 커지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매출 증가에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의 프리미엄 편의점 푸드드림의 매장 모습. 일반 편의점 2배 가량(약 40평) 면적에 즉석식품 등 다양한 식음료 제품을 갖추고 있다. [사진 각사]

세븐일레븐의 프리미엄 편의점 푸드드림의 매장 모습. 일반 편의점 2배 가량(약 40평) 면적에 즉석식품 등 다양한 식음료 제품을 갖추고 있다. [사진 각사]

세븐일레븐은 큰 매장 면적에 더해 먹거리 라인업을 강화한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도 늘리고 있고, CU는 ‘점프 업 프로젝트’를 통해 필요한 점포의 매장 면적을 확장해주고 있다. 이마트24는 프리미엄 ‘리저브’ 매장을 통해 차별화에 힘을 쏟는다. 이마트24 리저브는 인테리어 자체를 카페처럼 꾸몄다. 여기에 주류 특화 매장과 애플 정품 액세서리 판매 매장 등 특화 상품을 넣었다. 덕분에 리저브 매장의 평균 매출은 일반 매장보다 51% 더 높다.

대형마트는 판매 상품 수 절반 이하로 줄여

편의점이 공간을 키우고 거기에 더 다양한 상품을 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 대형마트는 되레 상품 가짓수(SKU, 재고관리 단위)를 줄이기에 한창이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줄여 재고 부담 등 각종 관리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상품 수 다이어트를 가장 열심히 하는 건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판매 상품 수를 1만5000여 가지로 줄였다. 2019년과 비교하면 51%가 줄어들었다. 매출이 시원치 않은 자체브랜드(PB) 패션 상품이나, 중저가 화장품이 그 대상이다. 중저가 화장품 매장 수는 현재 605개다. 지난해 말 대비 10%가량 줄었다.

롯데마트 수원 권선점 내에 입점한 건강검진센터의 모습.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수원 권선점 내에 입점한 건강검진센터의 모습. [사진 롯데마트]

빈자리는 스크린 골프장과 건강검진센터·실내파크 등 시설로 채워 넣고 있다. 롯데마트 수원 천천점에 들어서는 544㎡(약 165평) 규모의 스크린 골프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만큼 펫 관련 상품군도 강화 중이다. 남창우 롯데마트 테넌트팀장은 “콘텐트 하나만으로 자생할 수 있는 테넌트(임차 점포)를 유치하는 게 대형마트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스포츠파크와 키즈카페처럼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테넌트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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