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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요일' 키운 과도한 레버리지 해소?…코인 다시 반등할까

중앙일보

입력

암호화폐 투자자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검은 수요일'의 낙폭이 커졌던 것이 과도한 레버리지(빚) 투자 때문이지만, 레버리지 물량이 해소된 만큼 암호화폐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출업체 ‘넥소’를 이끌고 있는 안토니 트렌체프 대표이사는 이날 “이번 조정폭이 컸던 이유는 빚을 내 암호화폐에 투자한 레버리지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에서 직원이 암호 화폐 시황을 보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에서 직원이 암호 화폐 시황을 보고 있다. [뉴스1]

레버리지 거래는 암호화폐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에 베팅해 방향이 맞으면 대규모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증거금 100만원으로 1000배 레버리지 거래를 선택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할 경우 비트코인값이 0.1%만 올라도 1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0.1% 떨어지면 원금에 해당하는 100만원을 전부 잃게 된다.

트렌체프 대표는 “이번 조정이 암호화폐 대출업체에도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가 됐다”며 “대출업체들도 앞으로는 조정에 대비하게 됐고, 이번 조정으로 인해 과도한 대출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나타나고 있는 반등세도 이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조여 부실 우려 덜었다” 

대출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대출 비율을 조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충격을 덜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넥소는 이번 시장 조정 이후 LTV(담보가치 대비 대출금 비율)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대출업체인 언체인드캐피탈은 지난 2월에 이미 LTV 비율을 40%로 낮췄다.

조 켈리 인체인드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자산이 더 늘어난 만큼 이 같은 LTV 하향 조정에 대해 불평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LTV를 낮춘 덕에 이번 조정 과정에서 마진콜 충격이나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는 훨씬 덜 했다”고 말했다.

넥소의 경우 지난해 3월만 해도 총 대출가능자산이 1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해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버퍼가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블록파이도 전날까지 전체 대출액 중 10% 정도만 마진콜에 걸렸다. 이는 작년 3월 급락 당시 대출액 중 25%가 마진콜에 걸려 매물로 쏟아졌던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었다. 이에 코인데스크 모기업인 디지털커런시그룹이 소유한 대출업체인 제네시스의 매튜 밸렌스위그 대출담당 이사는 “시장 급락 이후 반나절 만에 대규모 청산 물량이 훨씬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진콜은 암호화폐 선물 계약 중 시세 예측이 틀려 증거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때 증거금을 추가로 낼 수 없으면 반대매매(청산)를 당해 원금을 전부 날릴 수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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