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 당신의 피부를 해친다`

중앙일보

입력

화장품은 피부를 탱탱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여성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화장품이 피부를 아름답게 가꿔주기는 커녕, 피부 건강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라면?

일본의 미용과학 평론가인 오자와 다카하루는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오자와 다카하루 지음. 미토스 펴냄)라는 책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 화장품의 해악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가 화장품 공해 1순위로 꼽는 것은 합성 계면활성제. 기름과 물을 섞기 위해 세제에 사용됐던 합성 계면활성제가 화장품에까지 남용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건강한 피부 장벽을 파괴해 화장품에 포함되어 있는 화학 첨가물과 향료, 타르색소 등을 피부 속으로 침투시켜 피부에 손상을 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가 두 번째로 꼽는 화장품 공해는 합성 폴리머다.

물과 기름을 유화시켜 만드는 화장품에는 방부제와 향료가 첨가되어야 하는데 '자연=무첨가=안전'이라는 등식이 화장품 첨가물을 기피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변하지 않고 썩지 않는 원료인 합성 폴리머가 등장했다.

색조 화장품은 물론, 기초화장품에도 남용되는 합성폴리머는 피부를 밀폐시켜 피부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도 않아 모공에 남은 잔여물도 매우 위험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합성 폴리머와 합성 계면활성제가 함께 쓰이면 계면 활성력이 더욱 강해져 피부 표면과 모공에 살면서 피부에 도움을 주는 상재균의 먹이가 되는 피지를 모두 없애 버린다.

피지는 피부에 도움을 주는 상재균의 주식으로 기초 화장품의 본 목적은 부족한 피지를 보충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세안 폼과 클렌징 오일이라는 합성세제로 피지를 뿌리째 씻어내 상재균의 먹이를 빼앗고, 합성 폴리머계 화장품으로 피부막 대신 합성수지 피막을 씌워 오히려 피부를 해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보습 화장품이나 주름 개선 화장품도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화장품 속 합성 계면 활성제가 피부 장벽을 파괴하면 이를 통해 수분이 들어가 피부는 부풀어 불룩해지고, 합성 폴리머 피막으로 표면이 매끈해져 일시적으로 주름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파괴된 장벽으로 곧 수분이 날아가 결국 노화를 촉진하게 된다.

피부를 지켜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도 피부에 위험하다. 화장품에 쓰이는 타르색소와 방부제, 산화방지제 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제도 석유의 독성 성분에서 뽑아내거나 합성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미백화장품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미백제를 피부에 침투시키기 위해 합성 계면활성제를 많이 넣어 피부 장벽을 더 많이 파괴하기 때문. 또 멜라닌을 파괴하는 미백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는 하얗게 될지 몰라도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멜라닌 부족으로 피부암에 걸릴 확률은 더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기능성 화장품일수록 씻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땀이나 물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능성 색조 화장품에는 실리콘이 쓰이기 때문에 보다 강한 클렌징과 세안제를 써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나노테크놀로지 화장품도 입자가 작을수록 피부에 밀착되고 모공까지 들어가 지우기 어렵기 때문에 클렌징의 세정력이 보다 세지고 있다.

저자는 "진정한 피부 관리를 원한다면 세안 폼이나 샴푸 대신 비누를 사용하고 유분 보충을 위해 기름과 물을 섞은 콜드크림(옛날 영양크림)이나 지방산과 물을 섞은 배니싱 크림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또 "이에 앞서 아름다운 피부를 만드는 것은 음식물"이라며 올바른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홍성민 옮김. 224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