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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경기 북부 미군공여지에 건립" 건의

중앙일보

입력

컬렉터 이건희의 기증품. [일러스트=박용석]

컬렉터 이건희의 기증품. [일러스트=박용석]

경기도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미술품을 전시할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을 경기 북부 미군공여지에 건립하자고 정부에 14일 건의했다. 중첩규제로 지역 발전이 더딘 경기 북부 주민을 위해 미군 반환 공여지에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경기도, 정부에 건의문 제출  

앞서 이 회장 유족 측은 이 회장 소유의 미술작품 2만 3000여 점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기증받은 미술품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전시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기창 '군마도'. 국립현대미술관

김기창 '군마도'. 국립현대미술관

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토 균형발전 정책에서 소외되고 역차별받은 경기 북부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국가 주도로 미군 반환 공여지에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도는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에 필요할 경우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 등 발전종합계획’ 변경도 해당 시·군과 협의할 예정이다.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필요”  

김종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미군기지 주변 지역 주민은 국가안보를 위해 지역발전 제약, 소음 공해, 도시 이미지 훼손 등을 반세기 넘게 겪어 왔다”며 “국립문화시설이 한 곳도 없는 경기도의 미군공여지를 활용해 국가 주도로 추진할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섭 '황소'.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황소'. 국립현대미술관

경기 북부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 반환 공여지 20곳(반환 면적 4천833만㎡ 중 개발 활용 면적 1262만㎡)이 의정부·파주·동두천 등 3개 시에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은 4266㎢ 전체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 지역이며 그중의 42.8%가 팔당특별대책지역·군사시설보호구역, 11.7%가 개발제한지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다.

규모와 퀄리티, 세기의 기증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생 모은 2만3000여 점 문화재·미술품은 사상 초유의 규모다. 한 달에 100점씩만 전시한다고 해도 20년간 이어지는 양이다. 국보를 비롯해 근대미술의 한국 대표 작가와 서양 거장 작품을 망라했다. 한국 근현대 작가 작품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 등 각 지역에도 기증한다. 규모와 퀄리티에서 유례가 없는 세기의 기증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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