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선글라스 챙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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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관리도 좋지만 피부와 눈 건강도 챙기세요 - 골프장에서의 건강관리, 피부와 눈

지난 일요일 오전 6시. 반포에 사는 김재형(48)씨는 주섬주섬 준비물을 챙겨 가방을 꾸렸다. 전날 회식에서 마신 술도 채 깨지 않은데다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김씨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주말인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함께 보내면 안되겠냐는 아내의 잔소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2시간을 운전해 달려간 곳은 골프장. "독립운동 하러 가냐'는 비 골퍼들의 비아냥거림에도 골퍼들의 그린을 향한 사랑은 뜨겁다. 그러나 건강관리, 비즈니스, 게임 등 골프의 다양한 매력도 중요하지만 골프장에서의 건강관리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법. 특히 김씨처럼 왕복 4시간에 운동시간 5시간을 합해 9시간 동안 자외선에 '완전노출'된 피부와 눈은 치명타를 입기 마련이다.

# 5시간의 라운딩, 피부은 피곤하다

"주 1회 라운딩으로 골퍼의 피부가 받는 데미지는 비골퍼인 일반인의 수십 배에 달한다"

피부 전문의들은 "골프 라운딩은 피부에 있어 자살 행위라 할만큼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골프는 가볍게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데다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하는 운동이라 더욱 즐겁지만 한번 필드에 나가면 네 시간 이상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피부와 눈 건강에는 강적이라는 것. 피부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자외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골프장 특성상 그늘이 드물어 자외선을 피할 방법을 찾기한 쉽지 않다.

또한 멋진 포즈로 드라이버를 휘두르며 라운딩을 다녀온 뒤 그을린 뒷목과 팔뚝은 볼상 사납다. 이 그을름은 곧 얼굴과 피부에 기미와 주근깨, 잡티를 불러오기 일쑤. 주근깨와 잡티는 피부 노화와 연결돼 더욱 심각하다.

특히 남성이 장시간 햇볕에 노출된 경우 피부 박피와 갈색 반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해져 검버섯이 되기도 한다. 이 검버섯은 안면, 두부, 목, 손등, 팔에 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재생이 어려운 머리카락도 무사할 리 없다. 특히 여성의 경우 필드에서 운동한 후 자외선에 손상돼 푸석거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한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이지함 피부과 함익병 원장은 "많은 골퍼들이 모자 하나만으로 라운딩 준비를 끝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외선은 지표면에서도 상당량 올라오기 때문에 모자만으로는 자외선을 커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외선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까. 그러나 눈만 멀뚱하니 내놓고 모자와 옷으로 온몸을 가린 캐디처럼 차림새를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자외선을 막을 방법은 있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제만이 오랜 라운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함익병 원장은 "특히 자외선A와 B를 모두 차단해야 한다"며 "자외선A는 색소를 진하게 하는가 하면 자외선B는 피부 화상이나 암, 주름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시중에 흔히 나와있는 자외선 차단제에는 SPA와 PA로 표기돼 있는데 SPA 지수 50이상, PA지수도 플러스'+' 2개나 3개 표기가 돼있는 제품이 좋다고 조언한다. 바르는 제품이 싫다면 최근 시중에 나와 있는 스프레이형 제품을 써보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그늘집에 들를 때마다 여러 번 바르는 것이 좋다고. 특히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바르는 것을 귀찮아 하는 남성의 경우 목과 귀, 팔 등 노출된 모든 부분을 빼놓지 말고 바르기를 권한다. 긴팔 옷, 긴 바지는 기본.

장시간에 걸쳐 라운딩을 한 후에는 차가운 물에 적신 타월을 얼굴에 지그시 눌러주면 좋다. 햇빛과 자외선에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 간단한 타월 쿨팩으로 피부의 열기를 식힌 다음,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스킨, 로션을 발라 수분 유지력을 보강해 피부 상태를 회복시킨다고.

# 썬글라스는 기본, 눈 건강

골프장의 푸르른 그린을 맘껏 보기 때문에 눈은 호강한다? 그렇지 않다. 눈이 오랜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노안이나 백내장,노인성 황반부 변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 자외선은 눈에도 치명적이다.

최근 연구 보고에 의하면 자외선 근처의 가시 광선, 즉 푸른색 계통의 가시 광선도 붉은색 계통의 가시 광선에 비해 자외선 만큼 망막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 같은 역할을 하는 스크린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일단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고. 연세아이센터 전영철 원장은 "따라서 자외선 코팅이 되어있는 붉은색 계통의 선글라스가 푸른색의 선글라스 보다는 훨씬 눈 보호 능력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자외선 차단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를 눈 주위에 바를 때는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선크림을 잘못 발라 18홀 내내 눈물을 흘리고 다니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눈꺼풀 위쪽에 차단제를 바르거나 스프레이 할 때는 눈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야 하며 윗눈썹 아래로는 선블럭을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아래쪽 눈꺼풀은 움직이지 않고 땀이 흘러도 눈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나 위쪽 눈꺼플은 땀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눈 속으로 녹아 흘러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와 썬글라스-. 작은 노력으로 피부와 눈 건강도 지키고 골프 라운딩의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다.

◎ 골프장에서의 자외선 차단을 위한 Best

1.가능한 한 챙이 넓은 모자와 알이 큰 선글라스를 써라.

패션도 중요하지만 피부와 눈 건강이 더 중요하다. 스타일은 평소 외출복 차림으로 되살릴 수 있지만 한번 망가진 피부와 눈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다.

2. 좋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잘, 자주 발라라. 오랜 야외 운동에서 의지할 것은 오직 자외선 차단제 뿐이다. 중간중간 페이스 미스트(분무하는 용기에 담긴 피부 보습액)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씨에 관계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을 들여야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3.여자만 양손장갑을 쓰는 게 아니다. 남성도 가능하면 장갑을 양손에 끼어라.

4.뽀샤시한 피부자랑할 때가 아니다. 패션도 좋지만 긴팔 옷은 기본이다.

5. 머리카락을 위해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헤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을 받으면 두피에 건성 비듬과 가려움증, 각질, 붉은 점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외선이 가장 강렬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반드시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써 모발을 보호해야 한다.

도움말 = 이지함피부과 함익병 원장 02-706-7600 www.ljh.co.kr,
연세아이센터 전영철 원장 02-542-8686 www.lasikc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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