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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ㆍ서초 자연녹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아파트값 5주 연속↑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자연녹지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다시 묶었다. 이로써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지난달 지정된 압구정·목동·여의도·성수동을 포함, 총 50.27㎢로 유지된다. “부동산 투기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 27.29㎢, 구청장 허가 받아 거래

지난달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는 강남·서초구 일대 자연녹지를 2024년 5월30일까지 3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강남구 6.02㎢, 서초구 21.27㎢ 등으로 기존에도 허가구역으로 지정됐던 곳이다. 강남구 토지거래허가구역에는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와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진행지 인접 구역이 포함됐다. 수서동(1.07㎢), 개포동(1.21㎢), 세곡동(1.16㎢), 율현동(0.54㎢), 자곡동(1.25㎢), 일원동(0.68㎢), 대치동(0.11㎢) 등이다.

1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재지정한 강남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시]

1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재지정한 강남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시]

서초구 재지정 지역에는 양재 R&D 혁신지구와 방배동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가 들어간다. 양재동 1.26㎢, 우면동 2.94㎢, 방배동 1.35㎢, 내곡동 6.2㎢, 신원동 2.09㎢, 염곡동 1.45㎢, 원지동 5.06㎢, 서초동 0.92㎢ 등 총 21.27㎢다. 이 일대는 대부분 청계산·인릉산·범바위산·구룡산·우면산 등으로 둘러싸인 자연녹지지역이다.

해당 구역 내에서 100㎡ 초과 녹지지역, 180㎡ 초과 주거지역, 200㎡ 초과 상업지역의 소유권·지상권을 이전·설정하기 위한 계약을 맺으려면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상권은 다른 사람의 토지에 자신의 건물·공작물·수목 등을 소유하기 위해 해당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서울시, “투기사전 차단”…아파트값은 오름세

12일 재지정된 서초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시]

12일 재지정된 서초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시]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부동산 투기거래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영창 서울시 토지관리과장은 “부동산 시장 동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개발 호재를 노린 투기세력 포착 등 시장 불안요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서 여의도 장미·한양·대교 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목동 1~14단지 아파트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9%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률은 4월 첫째 주 0.05% 수준이었지만 4·7 보궐선거가 끝난 4월 둘째 주부터 0.07%→0.08%→0.08%→0.09%→0.09%로 5주 연속 오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묶은 영등포·양천은 하락

지난 1월24일 오전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전경. [연합뉴스]

지난 1월24일 오전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전경. [연합뉴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0.2% 올라 상승률이 가장 컸다. 상계·중계동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피한 곳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서초구(0.19%), 송파구(0.15%), 강남구(0.13%)도 평균보다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단 여의도, 목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영등포구와 양천구는 각각 0.15→0.1%, 0.12→0.1%로 지난주보다 상승 폭이 둔화해 규제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서울 외에도 경기(0.3→0.31%), 부산(0.26→0.29%), 광주(0.13→0.17%), 울산(0.12→0.14%) 등 주요 도시 대부분의 아파트값도 지난주보다 올랐다. 인천(0.55→0.53%)은 아파트값이 내렸고 대구(0.26→0.26%)는 지난주와 같았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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