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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탈출한 잉글랜드 ‘사망자 0’ 첫 기록 …포옹금지령 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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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다우닝스트리트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다우닝스트리트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영국의 최근 사망과 입원 건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정상화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가장 큰 완화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존슨 英 총리, 코로나19 규제 완화 발표

영국 정부가 방역지침 단계를 4단계에서 3단계로 낮추면서 오는 17일부터 영국 중·고등학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펍과 레스토랑, 성인 실내 스포츠 및 운동 수업도 재개된다. 결혼식과 장례식 최대 참석 인원은 30명으로 상향됐다.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도 30명이다. 실내 만남은 6명까지 허용된다. 공연도 인원수를 제한하면 열 수 있다. ‘그린 리스트’ 국가(포르투갈·이스라엘·싱가포르·호주 등)로의 여행도 허용된다.

존슨 총리는 "영국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4명 뿐이고 잉글랜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옹도 하지 말라'는 지침도 해제된다. 존슨 총리는 "잉글랜드인들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사랑하는 사람들과 포옹하고 실내에서의 환대 행사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포옹할 때 상대방이 위험할 수 있을지를 상식에 따라 판단해 결정하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웨스트미들랜드의 한 야외 펍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웨스트미들랜드의 한 야외 펍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인구의 80%가 사는 잉글랜드 지역은 지난해 겨울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사실상 집에 머물라'는 가장 높은 수준의 봉쇄를 겪었다. 사망자는 지난 1월 27일 1568명까지 치솟았다가 백신 접종 비율이 올라가면서 줄기 시작해 2월 한 달간 100명대까지 뚝 떨어졌다. 4월 들어 10명 수준을 유지하다 이날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도 0명을 기록했다.

존슨 총리는 "규제 완화는 네 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고 밝혔다. ▶백신 출시와 접종이 성공적인지 ▶백신이 중증과 사망률을 완화하는지 ▶정부가 감염률을 통제할 수 있는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더 커지지 않았는지를 데이터로 판단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백신 출시와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전체 성인 3명 중 2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고 1800만명이 두 번째 접종까지 마쳤다. 청소년 백신 접종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오는 9월부터 12~16세 청소년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한 백신 6000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아스트라 백신, 40세 미만은 접종 않기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영국 규제 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도 입증됐다. 같은 날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 접종한 경우 사망 위험이 80% 감소했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의 위험 감소율은 1차에선 약 80%, 2차에선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 규제 당국은 '드물게 나타나는 혈전 우려'를 근거로 40세 미만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을 접종하도록 지난 6일 권고했다.

영국 정부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브리핑에서 '인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서 겨울에 또 봉쇄하게 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갑자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영국 내) 인도 변이 감염 사례가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가팔라 약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며 "여전히 실내에선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상식에 따라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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