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원들 `사필귀정`

중앙일보

입력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대 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은 대체로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수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 조사위원은 "진술이 엇갈려 조사위 보고서에 쓰지는 않았지만 황우석 전 교수가 논문조작을 총괄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조사위원들 모두가 갖고 있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사필귀정'이란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조사위원들은 김선종 연구원이 황 전 교수와 처음부터 공모했을 가능성도 의심했으나 검찰 수사에서 김 연구원 본인이 자백한 상황이므로 특별히 의문을 품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검찰 수사에 신뢰를 보냈다.

다른 조사위원도 "거짓은 오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서울대 조사위가 검증한 '줄기세포가 전무했다'는 내용이 검찰 수사에서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사위 측은 검찰수사 결과로 김선종 연구원이 '섞어심기'를 자체적으로 주도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수용의사를 밝혔다.

조사위 한 관계자는 "조사위원들이 줄기세포가 확립되지 않아 '바꿔치기'란 용어는 성립되지 않고 '섞어심기'란 말이 맞다고 했던 내용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대 조사위는 논문의 진위 여부 외에는 밝혀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김선종 연구원처럼 거짓말을 하는 경우 새로운 것을 밝힐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검찰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용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조사위 측은 황 박사가 거액의 연구비를 횡령하고 강성근, 이병천 서울대 교수와 윤현수 한양대 교수도 연구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조사위원은 "검찰에서 기소 내용을 전달해 오면 연구비 횡령 등에 대해서 징계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다른 연구자들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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