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럽 `몸집` 키우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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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9시 경기도 일산 장항동 라페스타 거리에 있는 미국계 대형 피트니스센터 월드짐.

1500평형에 달하는 실내에선 200여명의 회원들이 운동기구를 타거나 강사의 지도에 맞춰 요가, 스포츠댄스 등을 즐기고 있었다. 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월드짐아시아의 최 윤(42) 부사장은 "한 해 회비가 최고 200만원에 달하지만 한달 평균 200여명의 신규 회원이 들어온다"며 "2004년 12월 문을 연지 1년여만에 42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헬스클럽이 대형화하며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이어트와 웰빙 바람에 주목한 외국계 체인의 국내 진출이 계기가 됐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관련 업종과의 복합화도 진행중이다.

◆대형화.복합화 경쟁= 세계 3대 체인으로 꼽히는 미국계 월드짐과 골드짐.발리 중 골드짐을 제외한 두 곳이 이미 국내에 들어왔다. 타잔 역으로 유명한 조 골드가 창업하고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월드짐은 일산점에 이어 상반기 중 경기도 부천과 서울 목동에 2,3호점을 낼 계획이다. 부천점의 경우 찜질방과 사우나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발리는 서울 강남역 부근과 방배동, 부산에서 수영장을 갖춘 600~800평짜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계인 캘리포니아도 압구정동과 명동에 비슷한 규모의 클럽을 운영중이다. 외국계 체인의 진출에 자극받은 토종 헬스클럽도 대형화하고 있다. 일산 아이스페이스 피트니스센터의 경우 1800평의 면적에 사우나와 수영장을 함께 갖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평균 60평인 국내 헬스클럽의 30배 규모다.

◆다이어트.웰빙 열풍에 호황=헬스클럽의 대형화는 것은 규모의 경제 탓이다. 회원수가 수십명, 많아봐야 100~200명인 일반 헬스클럽에서는 불가능한 체계적인 운동관리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대형 센터들은 수십명의 운동지도사를 두고 개인의 운동 목적에 따라 건강관리, 근육 만들기, 다이어트, 어린이 키 높이기, 재활 등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월드짐아시아 최 부사장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특히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고객 중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업체들의 진출은 기존 시장을 지켜오던 소형 헬스클럽들을 궁지에 몰고 있다. 최근 1000평 이상의 대형 헬스클럽이 세곳이나 들어선 일산에선 '3개월 회비 10만원'이라 써붙인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미 월드짐 근처의 소형 클럽 4곳 중 두곳이 매물로 나와 있거나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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