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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1위…'문파 성공방정식' 확인된 최고위원 진용 "검수완박 go"

중앙일보

입력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응천 의원 본인의 목소리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친문(親文) 초선 김용민 의원이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같은당 조응천 의원이 “(김 의원이 극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두둔한 것은) 전대 성공방정식을 따라간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역공 성격이다. 결과적으로 조 의원의 비판은 현실이 됐다. 친문 극성 지지층(문파)의 지원사격을 받은 김 의원이 득표율 17.73%로 최고위원 후보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김 의원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권리당원(배점비율 40%) 득표율이 결정적이었다. 대의원(배점비율 45%) 득표율은 12.42%로 후보 7명 가운데 꼴찌였지만, 권리당원 득표율(21.59%)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경쟁 후보들을 눌렀다. 강병원(20.24%)·백혜련(17.44%) 의원 정도를 제외하곤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김 의원은 나머지 후보들과 두 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당선 이튿날엔 문파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놨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쇄신론에 묻혀 지지부진했던 ‘개혁론’을 다시 끄집어냈다. 김 의원은 “검찰의 수사 기소 분리시키는 개혁은 당연히 추진해야 된다. 근본적인 부분은 치료하지 않고 외적인 부분만 개혁을 한다는 것은 많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서둘러 마무리하자는 의미다.

그는 “우리 당이 중단 없는 개혁을 해야 되고 그래야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일을 잘 못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실망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혜련, 김용민 최고위원, 송영길, 윤호중 원내대표, 강병원, 김영배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혜련, 김용민 최고위원, 송영길, 윤호중 원내대표, 강병원, 김영배 최고위원. 연합뉴스

문파의 위력은 최고위원 구성으로도 나타난다. 김 의원 외에도 강병원(17.28%)·김영배(13.46%) 등 친문 인사들이 1·2·4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7명이 출마해 5명이 당선된 최고위원의 60%(3명)이 친문으로 구성된 셈이다.

다만 당대표 선거에선 송영길 대표가 친문핵심 홍영표 의원에게 신승을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당심과 민심이 조화된 결과”(재선의원)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 대표 선거는 민심, 최고위원 선거는 당심 위력이 확인된 선거”라는 것이다. 이재명계에서도 “막판에 친문들이 대대적으로 결집했고, 홍 의원의 당선을 자신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럼에도 35% 언저리 득표율이라는 건 문파의 한계가 확인된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들의 동거가 향후 당내 긴장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친문 최고위원들은 전대 기간 내내 “누가 책임이 있네, 누가 물러나야 하네 하는 것은 당의 실패를 바라는 야당이나 보수 언론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꼴”(강병원)이라며 당 일각의 친문 책임론을 비판해왔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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