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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아이를 키우나?…'보모' 아닌 '아동돌보미'로 부르세요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국어사전 속 '보모(保姆)'의 뜻은 "보육원이나 탁아소 따위의 아동 복지 시설에서 어린이를 돌보아 주며 가르치는 '여자'"다. 여성이 주로 아이를 돌봤기 때문에 여성의 역할이라는 의미가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엔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이 늘고 남성 보모도 등장하면서 '여성'으로 한정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 성차별 언어 개선 공모

경기도는 성 평등 용어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 영상 제작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가부장 중심 용어나, 남아선호사상 등이 반영된 성차별 언어를 성 평등 언어로 바꿔서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캠페인에 등장할 용어는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성차별 언어 개선' 공모에 접수된 331건의 제안을 언어전문가, 여성단체 등과 함께 심사해 17개를 선정했다.

바뀌어야 할 용어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앞서 언급한 '보모'였다. 대신할 언어로는 '아동 돌봄이', '보육사', '육아 보조인', '유아 돌보미' 등이 꼽혔다.

문장에서 형용사로 많이 쓰이는 '남성적', '여성적'이라는 표현도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인식이 컸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남성적'은 '강인한'으로, '여성적'은 '부드러운, 온화한' 등으로 대신할 수 있다.

여성의 신체 부위를 표현한 '젖병'이라는 단어보다는 수유 행위에 초점을 둬 '수유병'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나왔다.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한 '녹색어머니회'도 '등굣길 안전 지킴이', '등굣길 안전도우미', '안전 지킴이'로 부르자는 제안도 나왔다.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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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정책'은 '출생정책'으로 

이 밖에 학부모는 '보호자·양육자'로, '맘 카페'는 지역 커뮤니티라는 특성을 반영해 '도담도담 카페'로 부르자는 제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배려주차구역'으로, '앞치마'는 '앞받이·보호티'로 대신하자는 의견이 선정됐다.

여성이 강조된 '출산휴가', '출산지원금', '출산 혜택' 등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강조해 '출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많았다. 앞서 경기도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3월 '저출산 고령사회 대응과 지속발전을 위한 조례'를 '저출생 고령사회 대응과 지속발전을 위한 조례'로 개정한 바 있다.

김미성 경기도 여성정책과장은 "성차별 언어 개선 공모와 캠페인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성 평등 언어가 일상에 정착하길 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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