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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영끌 집 마련’ 2030 많은 곳…민주당 ‘김부선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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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1일 김포시청 인근에서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연결을 촉구하며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1일 김포시청 인근에서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연결을 촉구하며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김포(장기동)~부천(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자 김포, 인천 검단·계양, 부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 주민은 교통난 해소를 위해 노선의 강남권 직결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토교통부는 GTX-D 노선을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졸지에 이 노선엔 ‘김부선(김포~부천선)’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당초 경기도는 김포 한강신도시를 시작으로 검단~계양~부천~서울 남부~하남까지 이어지는 노선을 제안했던 만큼 당장 김부선이 지나는 여당 의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포가 지역구인 김주영(김포갑)·박상혁(김포을) 의원뿐 아니라 김경협(부천갑)·서영석(부천정)·신동근(인천 서구을)·최종윤(경기 하남) 의원 등이 그들이다.

김포·인천 등 수도권 서부 주민들 #GTX-D 강남 직결 무산에 반발 #김포 평균연령 39세 ‘젊은 도시’ #대부분 여당 지역구…“뭐하고 있나”

GTX-D가 지나는 의원실 관계자는 “노선이 ‘김부선’에 그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이후 전화·문자·팩스 등 온갖 수단을 통한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내용은 논리적 설명부터 ‘지금 뭐 하고 있느냐’는 압박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정치후원금으로 ‘18원’을 보낸 뒤 후원금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아예 후원금을 돌려 달라고 하는 집단행동도 300건 넘게 쏟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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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검단은 특히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 집을 마련한 20~30대 인구가 대거 유입된 지역이다. 4·7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연령층과 같은 세대가 밀집해 산다. 김포(48만 명)·부천(81만 명)만 합해도 인구 100만 명이 훌쩍 넘는데, 이 중 반발이 가장 거센 김포시의 주민 평균 연령은 39.7세(전국 평균 43세)로 젊은 층 비율이 높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지역구는 2040세대 인구만 45% 정도 되는데 최근 표심으로 드러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실망이 더 커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6월 확정·고시 이전에 국토부·기재부 등 유관 부처를 집중 설득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김주영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GTX-D 노선 축소는) 인구 100만의 김포, 인천 검단·계양, 부천 대장 지역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출퇴근 시간 저와 함께 김포경전철에 탑승해 볼 것을 요청드린다. 고통받고 있는 현장을 직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가 계획을 수정하지 않으면 국회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은 마땅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삭발 투쟁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연관 지역구 의원들이 전부 여당이라는 점에서 정부를 상대로 극한 투쟁을 벌이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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