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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올라도 내려도 돈 번다…비트코인 ETF 2주새 11% 수익

중앙일보

입력

"비트코인 투자로 대학 등록금까지 날렸어요. 주식 투자는 여러 번 해봐서 맷집 좀 생긴 줄 알았는데, 현기증 날 것 같더라고요."

서울 4년제 대학 4학년인 장모(26)씨는 최근 비트코인 투자 경험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마땅히 돈을 불릴 만한 대안이 없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4월 29일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6400만원대 중반에서 거래 중이다.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코인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4월 29일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6400만원대 중반에서 거래 중이다.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코인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서 잇단 출시…미국도 상장 기대 솔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투자 광풍이 부는 가운데, 비트코인 ETF에 대한 관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트코인 직접 투자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돼서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금융 상품이다. 일반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하는 형태다. 미국에서 심사 중인 비트코인 ETF가 상장에 성공하면 비트코인의 투자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캐나다가 세계 비트코인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월 현지 자산운용사 퍼포스인베스트먼츠는 세계 첫 비트코인 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BTCC)를 출시했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E)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도 나왔다. 미래에셋그룹의 캐나다 자회사인 호라이즌스ETFs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ETF 2종을 내놨다. 이중 '베타프로 인버스 비트코인 ETF'(BITI)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가격이 하락하면 돈을 버는 구조다.

동시에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베타프로 비트코인 ETF'(HBIT)도 증시에 입성했다.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ETF는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사 계좌를 통해 '서학 개미'들도 거래할 수 있다.

세계 첫 비트코인 ETF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은 속도 조절 중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 승인 결정을 다음 달 초에서 오는 6월로 미룬 상태다. 뉴욕 증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ETF만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월가 전망이다. 비트코인 수요가 커지는 데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겐슬러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출신으로,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을 가르치던 암호화폐 전문가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를 상장시키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인버스 ETF 10.8% 상승

비트코인 ETF 수익률은 어떨까. 일반 ETF와 인버스 ETF는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따라 극명히 엇갈렸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퍼포스 비트코인 ETF는 11.59캐나다달러를 기록, 상장 첫날 종가(10.25달러) 대비 13.1% 올랐다. 지난달 중순엔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힘입어 13달러대까지 뛰기도 했다.

반면 지난달 15일 상장 첫날 14.66캐나다달러에 마감했던 베타프로 인버스 비트코인 ETF는 지난달 28일 16.24캐나다달러로 10.8% 상승했다. 지난달 23일 장중 한때는 18.83캐나다달러까지 치솟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투자는 24시간 동안 상·하한가 없이 거래되는 데다, 몇 분 사이에 20~30%씩 급등락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신경 써야 할 게 많다"며 "비트코인 ETF는 상대적으로 좀 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ETF는 증시 개장 때만 거래 가능해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과 괴리가 있단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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