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열 명 중 네 명이 암호화폐(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고, 그 중 절반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30대 직장인 사이에 가장 높았고 절반 이상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 직장인 1855명 조사 결과
직장인들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로 ‘월급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어려워서’ ‘소액으로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등을 꼽았다. ‘24시간 연중무휴로 거래할 수 있어서’ ‘주변에서 많이 하고 있어서’라는 응답도 많았다. 암호화폐 매매를 시작한 기간은 10명 중 7명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았고, 평균 투자 기간은 10개월 정도였다.
하지만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52.5%)이었다. 수익을 보고 있다는 답변(47.5%)은 절반에 못 미쳤다. 투자 기간별로는 손실을 봤다는 비율은 1개월 미만이 가장 많았고, 1~6개월이 바로 뒤를 이어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손해를 많이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실을 본 직장인은 평균 412만원을 잃었고, 이익을 얻은 이는 평균 1949만원의 수익을 냈다.
정부는 내년부터 암호화폐 거래로 얻은 이익이 연간 250만원을 넘으면 기타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를 사고팔면서 3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뺀 금액(50만원)에서 세율 22%(지방세 포함)를 적용한 11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 부과하는데 여러 번 매매했다면 번 돈과 잃은 돈을 모두 더해 이익분만큼 세금을 물릴 예정이다.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 대금이 하루 25조원으로 국내 주식 거래 규모를 넘어섰다. 투자자 예탁금도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세 배 수준에 근접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 초에 비해 두 배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는 직장인중에서도 열 명 중 네 명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이 있었다”며 “소액으로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거나, 월급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어렵다는 이유가 많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