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환자 75%가 20년 이상 흡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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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75%가 하루 2갑 이상의 담배를 20년 이상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두경부암센터 노영수 교수팀은 1995~2004년 사이 수술 치료를 한 구강암 환자 230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전체 환자의 86%는 과거 음주와 흡연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강암으로 진단받을 당시 환자들의 병기를 보면 절제술만 받고 사회생활이 가능한 1기(조기암) 환자가 23%(54명)에 그친 반면 2기는 33%(77명), 절제술과 재건수술 등을 함께 받아야 하는 3, 4기 환자는 44%(99명)나 됐다.

수술 후 환자들의 생존율도 병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4%로 높았지만 2기는 79%, 3기는 42%, 4기는 30% 등으로 갈수록 낮았다.

노영수 교수는 "조기암 환자는 수술 치료 후 식사와 구강호흡을 자유롭게 하고 사회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언어발음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진행암 환자에게서는 이런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구강암은 보통 흡연과 음주, 불결한 구강 및 치아위생, 치아에 잘 맞지 않는 보철물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흡연의 경우는 흡연자가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음주자도 비음주자에 비해 구강암 발병률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함께 할 경우에는 발병률이 15배 가량 높아진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구강에 생기는 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입술에 생기는 구순암과 혀에 생기는 설암인데 이외에도 발생 부위에 따라 구강저암, 협점막암, 구개암 등이 있다.

구강암을 예방하려면 우선 담배와 술을 멀리해야 한다. 또 구강점막 등에 자극을 주는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양치질이나 가글 등으로 구강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노 교수는 "구강암에 걸리면 심할 경우 턱뼈의 일부를 절제해야 할 뿐 아니라 절제 후 말하기, 숨쉬기, 음식물 삼키기 등이 어려워진다"면서 "특히 변형된 얼굴의 경우는 제 모습으로 재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강암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가 2기 정도가 되면 △혓바늘이 생긴 것처럼 혀가 파이거나 통증이 나타나고 △혀로 구강을 문지를 때 단단한 게 느껴질 수 있고 △평소에 느끼지 못한 이물감이 느껴진다. 보통 궤양이 생기고 이물질이 느껴지질 때는 2기 또는 3기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노 교수는 "심한 흡연자나 음주자라면 평소 입안에 이상한 것이나 통증이 있는지를 잘 살피고, 이물질이나 궤양이 오래 가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면서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6개월~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구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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