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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영상 도발까지…이재명 vs 정세균 아슬아슬 방역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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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총리'라 불렸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 왼쪽)는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 총리'라 불렸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 왼쪽)는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중앙포토.

“내용을 잘 알게 되면 그런 말씀을 하기 어려울 텐데 그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경기도지사의 1시간은 1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이고 급한데 그 시간을 썼다 이해해달라.” (이재명 경기지사)

지난해 2월 신천지 과천본부를 직접 찾아 ‘코로나 해결사’로 나섰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코로나 총리’라 불리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방역을 주제로 연일 충돌하고 있다. 6월 말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을 두 달여 앞두고서다. 최근 이 지사가 러시아산 백신인 ‘스푸트니크 V’의 도입 검토를 촉구하자, 정 전 총리가 백신 ‘과잉 공급’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연일 공격에 나선 모양새다.

29일 정 전 총리 측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세균TV’엔 과거 권투 경기 장면을 두 사람의 경쟁에 빗댄 영상까지 올라왔다. 정 전 총리가 자신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지지율은 꼭 필요할 때 있어야 된다. 꼭 필요할 때 없으리란 보장이 없지 않으냐”고 말한 인터뷰 영상을 권투 시합 장면과 교차 편집한 뒤 “마지막에 웃는 자는?”이란 자막으로 끝맺은, 일종의 도발 영상이었다.

유튜브 '정세균TV' 캡처

유튜브 '정세균TV' 캡처

이 지사 역시 정 전 총리의 잇단 공격을 권투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전날(28일) 경기도 기본소득박람회 개막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권투 경기는 상대를 때려야 하는 것이고, 경쟁에서 자신이 더 낫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상대를 때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본인이 더 역량 있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 중 일부일 뿐, 저를 공격하려고 했겠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거듭되는 설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후발 주자 정 전 총리에겐 당연한 수순”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 전 총리 입장에선 경선 구도를 ‘이재명 대 정세균’ 양강 구도로 만들고 싶을 것”이라며 “반면 이 지사 입장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정 전 총리의 상승세를 잘 견디며 1강 2중 구도가 오랫동안 유지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대선 후보들의 장외 신경전도 점점 잦아지고 있다. 정 전 총리는 28일 광주를 직접 방문해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당내 많은 인재와 힘을 합쳐서 기필코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다음 달 8일 ‘신복지 2030 광주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이 지사 측 김남국 의원은 지난 24일 강위원 경기도 농식품진흥원장과 함께 광주를 방문해 이 지사 지지모임 ‘기본소득 국가로 서민의 벗 더불어 K’ 창립 출범식에 참석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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