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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대 문자폭탄 논쟁 “권장해야” vs “재집권 멀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5·2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는 민주당 공보실에서 관계자들이 대의원·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5·2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는 민주당 공보실에서 관계자들이 대의원·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들이 ‘문자 폭탄’을 감싸고 있다.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문파’ 권리당원 표심은 40% 반영된다.

최고위원 후보들 잇단 옹호 나서 #김용민 “민주주의 사회 의사 표시” #강병원·김영배도 문자 감싸기 #조응천 “한번 뱉은 말, 비수로 올것”

국회 법사위 소속으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에 앞장서 온 김용민 최고위원 후보는 28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분들께서 문자를 보내시는 것들은 권장되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될 수도 있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원 후보도 언론 인터뷰에서 문자 폭탄에 대해 “정치인이 당원의 쓴소리를 듣는 것은 기본이고 숙명이다. 소통하고 설득할 문제”라면서 “문자 폭탄 자체가 건강성을 해친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태극기 부대와 다르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후보 역시 ‘문자 폭탄’에 대해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며 “일부 언론사의 오보나 가짜뉴스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 특정 현상을 그렇게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기류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전날(27일) 페이스북에 “(문파 당원) 여러분들이 문자 행동을 하면 할수록, 그리고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께 묻고 싶다. 왜 문파들만 과도하게 신경을 쓰시나”라며 “국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언행을 다 보고 있다. 한번 내뱉은 말이 머지않은 장래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뒷목을 향해 되돌아오는 것을 정녕 모르시냐”고 말했다.

앞서 여권 유력 대선 주자들도 문자 폭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의견 표현의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나는 경우는 옳지 않다”면서 “거기에 크게 비중 두지 않고 크게 영향받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5일 문자 폭탄에 대해 “절제의 범위를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어떻든 당원들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문파의 문자폭탄은 4·7 재보선 이후 초선 의원 5인이 선거 참패 원인으로 조국 사태 등을 거론하자 이들의 휴대전화에 “조국 덕에 금배지를 단 인간이 배은망덕하다”는 식의 문자가 하루 수천통 쏟아지면서 재조명됐다. “당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중진 6명 성명), “인신공격, 욕설하는 것은 토론의 문화가 아니다”(박완주 의원) 등의 비판도 있었으나 여전히 당내 문자 폭탄을 옹호하는 기류가 더 높다는 진단이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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