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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외눈' 해명 안통했다…장애인단체 "비하발언 맞다"

중앙일보

입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한 '외눈' 발언이 사흘째 논란이 되고 있다. 추 장관과 일부 정치인들이 사과 요구를 하고 반박을 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단체가 해당 발언은 장애인 비하 발언이 맞는다며 추 장관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26일 성명을 내고 "추미애 전 장관의 ‘외눈’ 발언은 장애인 비하 발언이 맞는다"라며 "추 전 장관은 이번 발언으로 마음이 상했을 장애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혜영 의원(정의당)과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문제 제기는 당연하고, 장애인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며 "이상민 의원은 장애 당사자이고, 장혜영 의원은 장애인 가족으로 장애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다른 사회활동을 해왔다. 두 의원의 지적은 장애인의 정서를 알기에 가능했고, 장애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하고 있다"고 장 의원과 이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장애인 비하 의도는 없었다는 추 장관의 해명에 대해 이들은 "듣는 이는 불쾌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추 전 장관의 비하할 의도가 아니었다는 발언도 의심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적절하지 않게 용어를 사용해 장애를 부정적으로 오인할 수 있다. 또한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은 ‘의도가 없으면 사용해도 된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아직 우리 사회는 '의도하지 않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포용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의도가 없었기에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행동과 말에는 진정 분노하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추 전 장관은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란다. 장애인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재차 요구했다.

지난 23일 추 전 장관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에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달리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 의원이 "장애 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장 의원의 동생은 발달장애인이다. 이 의원도 "수준 이하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았다.

범여권 정치인들의 비판에도 추 장관은 "장 의원과 이 의원은 문맥을 오독해 제 뜻을 왜곡했다"며 "장애인 비하로 폄하해 매우 억지스럽게 만든 것도 유감"이라고 항변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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