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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우원식 협공에 송영길 "둘이 원내대표 잘 했으면…"

중앙일보

입력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당대표 후보자(왼쪽부터)가 19일 오후 광주MBC 공개홀에서 합동방송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당대표 후보자(왼쪽부터)가 19일 오후 광주MBC 공개홀에서 합동방송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3인(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 기호순)이 19일 첫 TV토론회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광주에서 열린 토론에 참가한 세 후보는 4·7 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 분위기 반전을 위해 “단결”(홍영표) “쇄신”(송영길) “민생”(우원식) 등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놨다.

의견은 재보선 패배 원인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엇갈렸다. 친문 핵심인 홍 의원은 “국민이 명령한 개혁(사법개혁·언론개혁)을 국민과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반면 송 의원은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우 의원은 “민생이 도탄에 빠졌는데, 국민의 절규에 귀를 닫고 개혁을 한다고 하면서 소리만 요란하고 성과는 미미했다”는 점을 각각 지목하며 날을 세웠다.

당 정상화를 위한 해법도 달랐다. 홍 의원은 “지킬 건 지키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 단결·승리하는 혁신을 해내겠다”며 안정론을 강조했다. “대선이 있는 해는 당의 안정과 단결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송 의원은 “당명 빼곤 다 바꿔야 한다.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를 해야 한다”며 쇄신론을 주장했다. 우 의원 역시 “민생 중심의 개혁을 해야한다. 현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조 변화를 앞세웠다.

쇄신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선 후보간 공방이 일었다. 홍 의원은 송 의원을 향해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추구해온 정체성·가치를 모두 버리고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의미냐”고 따졌다. 그러자 송 의원은 “지나친 비약이다. 겸허하게 민심을 포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맞섰다.

토론은 리더십 논쟁으로도 번졌다. 홍영표·우원식 두 의원은 “송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명박은 제2의 노무현'이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있다”(홍 의원) “원만한 당·청 관계를 이끌 수 있는지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우 의원)며 송 의원을 공격했다. 이에 송 의원은 “두 분이 민주당 원내대표를 했는데, 잘 했으면 이렇게 참패했겠나. 반면 부도 위기의 인천광역시를 구한 게 바로 저”라고 반박했다.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에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송영길(왼쪽 두번째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합동 방송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에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송영길(왼쪽 두번째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합동 방송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정책 방향을 놓고도 송 의원과 나머지 두 후보 의견이 엇갈렸다. “분양가의 10%만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90%는 은행대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송 의원 과거 발언이 타깃이 됐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빚 내서 집 사라는 소리와 비슷하게 들린다. 가격 폭등이 불보듯 뻔하다”고 했고, 우 의원 역시 “부작용을 수정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홍 의원이 “대선 공약과 정책을 당이 주도해서 정하고 싶다"며 "대선에서 승리해도 당이 중심돼서 국정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세 의원은 이날 나란히 '호남 민심' 구애 경쟁에 나섰다. 지난 15일 당권 레이스 첫 일정으로 세 후보가 나란히 호남을 찾은데 이어 두 번째다. 홍 의원은 송하진 전북지사 면담에 이어 전북도의회에서 정견발표를 했다. 송 의원은 4.19 민주묘지를 참배했고, 우 의원은 광주 일대 상가를 돌며 민생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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