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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 신영철 감독 "챔프전 경험으로 한 단계 도약 바라"

중앙일보

입력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정시종 기자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정시종 기자

우리카드가 끝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뜨거운 봄을 보냈다.

우리카드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6-24, 26-28, 25-27, 17-25)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줬다.

1세트는 26-24로 따냈다. 4차전에서 복통으로 벤치를 지켰던 알렉스가 세트 중반 이후 컨디션을 회복했고, 오픈 공격과 서브 에이스를 폭격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2·3세트를 내리 내줬다. 연속 듀스 승부에서 한 발이 부족했다. 우리카드가 못했다기보다는 대한항공이 잘했다. 벼랑 끝에 몰린 4세트에서는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올 시즌 우리카드의 레이스는 순탄하지 않았다. 개막 3연패로 출발했다. 2019~20 정규시즌 1위를 이끈 세터 노재욱이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되며 '야전 사령관'을 잃었고, 새 주전 세터 하승우의 적응은 더뎠다. 2라운드 3차전이었던 대한항공전에서는 국내 에이스 나경복이 발목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2라운드까지 5승7패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 1차전(KB손해보험전)에서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신영철 감독에게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지적을 당하자, 등을 돌리며 불만을 표출해 팀 분위기를 헤치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에서 사령탑 신영철 감독은 팀을 정비했다. 알렉스에게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팀워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트 위에서는 알렉스의 서브 리시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꿔줬다. 부상에서 복귀한 나경복의 컨디션이 점차 올라왔고, 류윤식·한성정의 리시브도 좋아졌다.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에게 직접 조련을 받은 하승우도 점차 성장했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라운드 1위에 올랐고, 5·6라운드에서도 10승2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OK금융그룹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 2연승을 거두며 챔프전에 올랐고,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을 3차전까지 압도했다.

그러나 4차전에서 알렉스가 복통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대처하지 못했다. '지장' 신영철 감독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가 전개된 탓에 개인 첫 챔프전 우승에 실패했다.

우리카드는 2019~2020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으며 진정한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은 시즌 초반 악재 속에서 강팀 저력을 드러냈고, 조연 배역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그동안 선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었지만, 챔프전을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는 총평을 남겼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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