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큰 마른 여성, 유방암 발병 위험 높다

중앙일보

입력

여성들은 젊은 시절 정상체중일 경우 가슴이 클 수록 폐경기 이전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 판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버드대 연구진이 국제암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인용, 20세 때 D컵 브래지어를 착용했던 여성들은 A컵을 착용했던 여성들보다 유방암에 걸린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1989년 25세~42세 여성 8만9천268명을 모집, 20세 때 브래지어 컵 사이즈를 조사한 후 2001년까지 2년마다 이들에게 식생활,음주량,운동,피임여부, 유방암 가족력 등 생활습관이나 건강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2001년까지 폐경기 이전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803명을포함,이들에 대해 20세 당시의 브래지어 크기와 유방암 위험성을 역학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 이하인 여성들은 브래지어 컵이 B나 D이상일 경우 폐경 전 유방암 확률이 브래지어 A컵 이하 여성들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하버드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가 "정상체중의 날씬한 여성들에게서는 유선(乳腺)크기가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BMI 25 초과인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들의 경우에는 가슴 크기와 유방암의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폐경기 이전 여성들은 브래지어를 하는 여성들에 비해 유방암 발병 확률이 절반 정도라는 기존 연구 결과도 재확인됐다.

논문 저자들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여성들은 가슴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보통 가슴이 작은 편인 아시아 여성들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낮다는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연구진은 또 유방암이 대개 왼쪽 가슴에 생기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왼쪽 가슴이 오른쪽 가슴보다 약간 더 큰 경향과 여성의 가슴이 남성보다 크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슴 크기가 유방암과 왜 연관성을 갖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선세포의 수가 많아지고 가슴 크기가 커질수록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가설이 있을 뿐이다.

가슴 크기는 성장기의 식생활이나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 분비와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이 논문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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