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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20대 前남편 "창자 끊어지는 고통…그녀는 희대의 악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A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9일 A씨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A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9일 A씨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엄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20대 여성의 남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 B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을 12일 올렸다.

A씨는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OOO의 엄벌을 청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을 통해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고 분노하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고 털어놨다.

A씨는 “B씨의 가방에서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OO이(숨진 아이)를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 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도 용서했다”며 “사랑하는 아이가 저처럼 아빠나 엄마 없이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OO이를 옆에 재워둔 채 밤새 집을 나간 B씨를 뜬 눈으로 기다리면서도 이 시간이 언젠가 지나갈 거라 믿었다”면서 “그런데 다음날 들어온 B씨가 ‘남자가 있다. OO가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해 그 남자가 OO이 책임져 주겠다고 했느냐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B씨와의 불화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금씩 회복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B씨가 만나는 남자가 대기업에 다니며 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남자가 OO이를 예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그 남자를 아빠로 알고 살아간다면 저는 너무 슬프겠지만, 저처럼 무능력한 아빠보단 그 남자가 아이를 더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사 입힐 수 있겠지 싶었다”고 했다.

A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뒤에야 당시 OO이를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해 4월쯤부터 B씨가 아이를 집에 버려 놓고 새 남자 집에 가서 지냈던 것”이라며 “아이가 악취 나는 집에서 이불에 똥오줌을 싸며 고픈 배를 잡고 혼자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A씨는 또 ““그러다 B씨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고 해 시기를 계산해보니 집에서 제가 나가기도 전에 임신했단 사실을 알았다”며 “얼마나 그 남자 애를 갖고 싶었으면 수십 개의 임신 테스트기를 사서 매일 임신을 체크했을까. 그렇게 갖고 싶던 애가 들어서고 배가 불러오니 OO이는 점점 눈 밖에 났나 보다”고 했다.

A씨는 “며칠이 지나고 B씨는 OO이가 굶어 죽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들이 지나갔던 8월,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 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저는 왜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B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라며 “어떻게 새 남자와 신혼처럼 밤을 보내기 위해 그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일 동안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달라. B씨가 살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를 압박해 달라”며 “더불어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귀 접힌 아이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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