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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성 관절염 한번 걸리면 망가질 때까지 활활 탄다는데 …

중앙일보

입력

활동적으로 일할 나이인 30, 40대를 겨냥해 공격하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한국인의 1%인 약 40만 명이 이 병의 포로다. 여성호르몬 탓에 남자보다 여자 환자가 3배나 더 많다.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을은 시련의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관절 부위의 혈액이 잘 돌지 않고, 근육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이달 둘째 주는 세계 관절 주간이다. 관절경직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요령을 대한류머티스연구회로부터 알아본다.

◆ 조기 진단이 중요="불치병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의사가 하는 말은 믿지 않았죠. 2년 동안 주변에서 귀띔해 주는 대로 좋다는 약을 사 먹다 보니 치료시기를 놓쳤어요." 4년째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주부 장모(47.서울 면목동)씨는 지난달 20일 서울대병원에서 굽은 손마디를 주무르며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 중엔 장씨처럼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환자의 40%가 관절이 손상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다는 조사도 있다.

대한류머티스연구회 송영욱 회장(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은 "류머티즘 환자 10명 중 9명은 발병 2년 이내에 관절 손상이 일어난다"며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관절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감기를 조심해라=건국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류머티즘은 일단 발병하면 관절이 망가질 때까지 활활 타오르는 질환"이라고 표현한다.

류머티즘의 불씨는 감기 등 감염.스트레스다. 류머티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감기조차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충분히 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도 잘 관리해야 한다. 또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체력을 길러 놓는 것도 류머티즘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 가정에서 대처하기=숙면은 훌륭한 치료법이다. 대다수 환자가 통증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 때문.

가천의대 길병원 류머티스내과 백한주 교수는 "잘 자려면 가볍고 따뜻한 이불, 딱딱한 잠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실내 온도는 너무 추워도, 너무 더워도 안 된다"고 조언한다.

쪼그려 앉거나 굽힌 자세는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수시로 온찜질을 하면 관절이 덜 아프고, 덜 굳어진다. 쌀쌀한 날씨에 외출하면 통증이 심해지므로 나들이 전에 15~30분간 온찜질을 하거나 두터운 내의.장갑을 착용해 관절을 보온하는 것이 요령이다.

초기 류머티즘 환자라면 병원 치료와 식사요법을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공 감미료가 많이 든 음료수나 흰설탕.흰쌀.흰밀가루 등 정제된 곡물은 덜 먹는 게 좋다. 초콜릿.아이스크림 등 유가공식품, 동물성 포화지방이 풍부한 쇠고기.돼지고기.햄.튀김도 관절 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은 생선.견과류(호두.아몬드 등).올리브유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 통증을 느끼면 운동 멈추라는 신호=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쉴수록 나빠진다. 따라서 수영이나 물속에서 걷기 등 관절에 부담이 적고 강도가 낮은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운동은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서울아산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창근 교수는 "물의 온도는 30~33도가 적당하다"며 "따뜻한 물은 전신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고 통증을 덜어준다"고 설명한다.

고정식 자전거.에어로빅(강도를 낮춰서)도 치료를 돕는다. 의자에서 주로 생활하는 환자라면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앉은 채로 상체를 많이 움직여 땀을 흠뻑 내본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으면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발끝을 몸 안쪽으로 향하게 한다(10초 유지, 100회 반복).

그러나 어떤 운동이든 하다가 통증을 느끼면 '이제 휴식하라'는 신체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통증을 참아가며 운동을 계속 하면 남는 것은 관절의 변형뿐이다.

***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의 생활수칙 11가지

(1) 적당히 운동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2) 딱딱한 침대, 가볍고 따뜻한 이불로 숙면을 취한다(수면 부족이 염증 악화)

(3) 온도.습도를 조절한다(관절염 환자는 더위.추위.습기에 민감)

(4) 성생활은 자신에게 편안한 체위로 무리하지 않게 한다

(5) 무릎 꿇는 자세를 피하고 의자를 사용한다

(6) 착용감 좋고, 입고 벗기 편한 옷을 고른다

(7) 신발은 굽이 높지 않고 바닥이 두꺼운 것을 신는다

(8) 좌변식 변기를 사용하고 욕실 바닥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카펫을 깐다

(9) 집안일은 되도록 앉은 자세에서 편안하게 한다

(10) 비만 예방을 위해 과식하지 않는다

(11) 물을 많이 마시고 섬유질 음식을 늘려 변비를 예방한다(많은 관절염 약이 변비 유발)

자료=대한류머티스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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