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라면 즐겨요? 고혈압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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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식사는 맛이 없다?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싱겁기 때문이다. 병원 영양사들도 환자의 건강과 입맛 사이에서 고민한다.

짜게 먹는 것이 고혈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 하지만 여전히 입맛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병원에 와서까지 반찬투정(?)을 해댈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펴낸 '식품영양 가이드-나트륨편'에선 대표적인 나트륨 고함량 음식으로 칼국수를 뽑았다. 하루 권장섭취량 2000㎎를 훨씬 넘는 2900㎎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론 우동과 라면으로 각 2100㎎, 자반고등어와 피자에도 각각 1500㎎(한 토막), 1300㎎(한 조각)이나 들어 있었다. <표 참조>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성미 영양팀장은 "면을 반죽할 때 소금이 들어가고, 해물과 같이 맛을 내는 부재료와 조미료가 첨가된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트륨이 혈압을 높이는 것은 혈관의 삼투압 작용도 있지만 혈관내피세포에 작용,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을 나오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같은 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는 "나트륨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칼륨을 몰아내면 세포가 죽게 되고, 그 결과 혈관수축 물질이 생성되면서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4900㎎. 소금으로 환산하면 12.5g에 해당한다.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 5g의 2배 이상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싱겁게 먹는 것. 특히 주부의 역할이 크다. 김 팀장은 "밥은 적게, 반찬을 많이 먹는 식생활 변화 때문에 과거보다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고 있다"며 "반찬을 만들 때 가능하면 간장.고추장.된장은 물론 화학조미료를 적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나트륨은 국물에 많이 녹아 있으므로 건더기만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과자류 등 군것질도 피해야 한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7개 업체 스낵류 과자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중 13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100g당 0.5g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과 채소는 나트륨 과잉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칼륨이 풍부한 감자와 고구마도 추천할 만한 식품이다. 나트륨에 의해 소모된 칼륨을 보충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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