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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독감 사람 → 사람 전염된다"

중앙일보

입력

조류독감이 사람끼리 전염될 수도 있다고 영국의 BBC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를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조류독감은 동물끼리나 동물에서 사람으로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WHO에서 곧 발표할 예정인 조류독감 보고서를 미리 입수했다"며 "보고서는 사람 간 전염에 따른 조류독감의 대유행에 대비하는 공중보건 조치를 취할 것을 각국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WHO는 2003년 이후 조류독감 환자 92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 결과 베트남 북부지역 환자들이 집단 감염 형태를 보인 사실을 확인했다. 독감이 가금류나 가축으로부터 전염됐다면 환자가 지역적으로 드문 드문 흩어져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베트남 북부에서 나타나는 일부 집단 감염 행태는 사람 간의 전염병 전파 행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돌연변이해 사람 간 감염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새 바이러스는 감염기간도 기존 바이러스보다 길고 감염시키는 범위도 넓었다. WHO는 그러나 이 같은 전염행태가 단지 전염성만 강한 새 바이러스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 간의 전염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WHO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말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조류독감 대책회의'에서 시게루 오미 WHO 서태평양 사무처장은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최근 고양이와 호랑이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며 "만약 변이과정을 통해 사람 간 전염이 시작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류독감은 1997년 홍콩에서 발생, 6명이 숨졌고 2003년 이후 중국과 네덜란드.태국.베트남.캐나다 등지에서 150여 명이 감염돼 지금까지 50명이 숨졌다.

또 최근 2년간 아시아 지역에서만 6000만 마리의 닭이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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