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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니요만 답하라" 저커버그도 얻어맞은 美하원 청문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잘못된 정보를 실어 나르는 데 기여하지 않았습니까? ‘예, 아니요’로 답해보세요.”(마이크 도일 민주당 하원의원)

“빅테크 기업이 보수 진영 목소리를 검열한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밥 라타 공화당 하원의원)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고 있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 [AP,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고 있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 [AP,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수장들이 25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난타’당했다. 이날 화상으로 열린 ‘극단주의·허위정보 조장과 소셜미디어의 역할’ 청문회에서다.

페북·트위터·알파벳 CEO, '허위정보' 청문회 출석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의 잭 도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등 CEO들은 5시간 동안 이어진 의원들의 '마라톤 질의'에 답해야 했다. 의원들은 빅테크가 각종 허위정보와 극단적 주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의사당 폭동, 인종 혐오범죄 등의 사회 문제를 키웠다며 CEO들을 몰아붙였다.

특히 마이크 도일(민주·펜실베이니아) 의원은 1월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회사별로 책임을 느끼는지 '예, 아니요'로 답변하라며 CEO들을 압박했다.

이에 도시는 “그렇다”고 인정하면서도 “더 폭넓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차이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어려운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책임은 잘못된 콘텐트를 퍼뜨리고 실제로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있다”며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마크 저커버그. [AF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AFP=연합뉴스]

이날 청문회는 질의만 5시간 이상 진행됐다. 도일 의원 외에도 많은 의원이 ‘예, 아니요’로 대답하라는 등 강한 어조로 질의를 쏟아냈다. 이에 도시는 청문회 도중 트위터에 물음표 표시와 함께 ‘예, 아니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투표를 올리는 등 불쾌감을 표했다. 투표에는 30분 동안 4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커버그와 피차이는 위원회의 질문에 비교적 차분히 답변했지만, 도시는 때때로 화를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보수층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다며 '편향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날 청문회를 주최한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 프랭크 펄론 위원장은 “자율 규제의 시대는 끝났다. 시장도, 여론도 소셜미디어 회사들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젠 책임을 묻기 위한 법을 제정할 때”라고 말했다.

미 통신품위법 230조는 이용자가 올린 댓글 등 콘텐츠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 조항을 담고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트위터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표시하자 이 조항의 폐지를 추진했고, 현재 의회에서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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