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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악명' 아소 "마스크 언제까지 쓰냐, 기자면 알 거 아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서 그동안 다양한 구설수에 올랐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에는 "마스크는 언제까지 써야 해?"라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마스크 때문에 불편하다면서다.

기자회견서 "언제까지 써야 하나" 불만 #"남의 일인가" "무책임하다" 비판 쏟아져 #전문가 "2년 후엔 마스크 벗을 것" 전망도

지난 1월 28일 국회에서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 28일 국회에서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로이터=연합뉴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무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 해제 후 경기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돌연 "마스크는 언제까지 써야 하는 건가. 기자라면 알 것 아닌가"라고 역질문을 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때문에 덥고 입 주변도 가렵고, 피부과에도 사람이 늘어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전해지자 "지금 남 얘기하는 건가" "부총리라는 사람의 발언으로 너무 무책임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에서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정부는 "백신 접종을 한 사람도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기본적인 감염방지 대책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국민에 당부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그동안에도 국회에서 마스크를 한쪽 귀에만 건채 다른 의원과 대화를 하거나 코를 내놓은 상태에서 답변하는 모습 등을 보여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해 5월 12일에는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이건 감기니까"라고 언급하고, "6월쯤에는 (유행이) 수습되지 않을까" 등으로 가볍게 말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오른쪽),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가운데)과 대화하는 아소 다로 부총리. 혼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오른쪽),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가운데)과 대화하는 아소 다로 부총리. 혼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아소 부총리의 이번 발언을 비판하는 동시에 전문가들을 통해 "언제까지 마스크를 써야 하나"에 대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23일 TBS 방송은 기타무라 요시히로(北村義浩) 일본의료대 특임교수의 의견을 소개했다.

기타무라 교수는 "내년 봄까지는 일본에서 일반인들의 백신 접종이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백신의 면역이 어느 정도 지속하는지,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가 확실치 않아 내년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년 후인 2023년 봄에는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가 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2년 후'라는 의견은 신중한 것으로, 치료제는 빠르면 연내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22일부터 수도권 등에 내려졌던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됐다. 이날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22명으로 1주일 만에 1천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주말 검사 건수 감소로 신규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 월요일 기준으로는 지난 15일(695명)보다 20%가량 늘었다. 23일 아사히신문은 최근 일주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일에는 973.3명까지 줄었다가 21일 기준으로는 1273명으로 증가했다며 "재확산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긴급사태 해제 시점이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과 겹치면서 '4차 확산'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내 백신 접종은 22일 오후 5시 기준 총 65만 2698회 이뤄졌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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