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정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당 밖의 지지단체도 다 서울·부산 캠프와 연결해드리고 왔다.” (이재명계 의원)
4·7 재·보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내 이재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규민 의원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선대본 서울중소기업육성특위 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비교적 이 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동주 의원도 박 후보 캠프 대변인단에 합류했다.
지난 10일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임종성·이규민·김남국 의원이 단체로 박 후보 캠프를 방문한 뒤, 조직적인 결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당초 당내에선 “이번 재·보선은 이낙연의 선거”라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당시 만든 ‘무공천 당헌’에 단서조항(“단,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을 추가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결정한 이가 이낙연 민주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의 공천 과정도 관리했다. 당 안팎에서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다시 한번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이낙연에게 주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건 이 위원장의 이런 역할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 역시 독보적인 여권 1위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선거 결과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지사의 한 참모는 “2위 후보라면 판이 흔들리는 게 유리하단 계산을 할 수도 있겠지만, 1위 후보는 전혀 다르다”며 “우리에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 지사의 지지율은 과거와 달리 민주당 정당지지도와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5%(2월 22~24일)→34%(1~3일)→31%(8~10일)→30%(15~17일)로 하락하는 동안, 이 지사 지지율 역시 28%→27%→25%→2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 입장에서 재·보선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형식적으론 1년짜리 시장을 뽑는 선거지만, 이번에 당선된 후보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요하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번에 당선되는 서울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거쳐 5년간 서울시장을 지낼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의 길목에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금지된 이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재명계 의원들을 통한 간접 지원이 전부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박 후보의 책 『박영선과 대전환』을 소개하며 “이 책은 ‘연결과 상생’의 원칙으로 더불어 잘 사는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밝히는 ‘박영선 생각 설명서’가 아닌가 싶다”고 소개했다.
지난 17일엔 경기 평택시에 있는 한 스마트팜(Smart Farm) 업체에 방문한 뒤 “깜짝 놀랐다. 단순히 기존 농업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농업혁명의 단계로 올라섰다는 확신이 든다”고 적었다. 이곳은 지난해 7월 박 후보가 장관 시절 직접 방문해 투자 지원 확대를 약속한 곳이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스마트팜을 수직 정원과 함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