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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빼앗기면 큰일” 이재명계 서울 보궐선거 총동원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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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저희는 정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당 밖의 지지단체도 다 서울·부산 캠프와 연결해드리고 왔다.” (이재명계 의원)

4·7 재·보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내 이재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규민 의원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선대본 서울중소기업육성특위 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비교적 이 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동주 의원도 박 후보 캠프 대변인단에 합류했다.

지난 10일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임종성·이규민·김남국 의원이 단체로 박 후보 캠프를 방문한 뒤, 조직적인 결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규민(사진 왼쪽부터)·김병욱·정성호 의원과 김남국(사진 오른쪽부터)·임종성 의원이 지난 10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캠프를 방문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향해 ″서울시가 경기도고, 경기도가 서울시인 것처럼 선거 승리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규민 의원 페이스북

이규민(사진 왼쪽부터)·김병욱·정성호 의원과 김남국(사진 오른쪽부터)·임종성 의원이 지난 10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캠프를 방문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향해 ″서울시가 경기도고, 경기도가 서울시인 것처럼 선거 승리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규민 의원 페이스북

당초 당내에선 “이번 재·보선은 이낙연의 선거”라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당시 만든 ‘무공천 당헌’에 단서조항(“단,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을 추가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결정한 이가 이낙연 민주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의 공천 과정도 관리했다. 당 안팎에서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다시 한번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이낙연에게 주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건 이 위원장의 이런 역할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 역시 독보적인 여권 1위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선거 결과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지사의 한 참모는 “2위 후보라면 판이 흔들리는 게 유리하단 계산을 할 수도 있겠지만, 1위 후보는 전혀 다르다”며 “우리에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 지사의 지지율은 과거와 달리 민주당 정당지지도와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5%(2월 22~24일)→34%(1~3일)→31%(8~10일)→30%(15~17일)로 하락하는 동안, 이 지사 지지율 역시 28%→27%→25%→2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 입장에서 재·보선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형식적으론 1년짜리 시장을 뽑는 선거지만, 이번에 당선된 후보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요하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번에 당선되는 서울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거쳐 5년간 서울시장을 지낼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의 길목에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사진 왼쪽)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해 7월 방문한 경기도 평택 소재 스마트팜 업체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방문했다. 중소벤처기업부·경기도 제공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사진 왼쪽)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해 7월 방문한 경기도 평택 소재 스마트팜 업체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방문했다. 중소벤처기업부·경기도 제공

다만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금지된 이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재명계 의원들을 통한 간접 지원이 전부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박 후보의 책 『박영선과 대전환』을 소개하며 “이 책은 ‘연결과 상생’의 원칙으로 더불어 잘 사는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밝히는 ‘박영선 생각 설명서’가 아닌가 싶다”고 소개했다.

지난 17일엔 경기 평택시에 있는 한 스마트팜(Smart Farm) 업체에 방문한 뒤 “깜짝 놀랐다. 단순히 기존 농업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농업혁명의 단계로 올라섰다는 확신이 든다”고 적었다. 이곳은 지난해 7월 박 후보가 장관 시절 직접 방문해 투자 지원 확대를 약속한 곳이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스마트팜을 수직 정원과 함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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