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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길 편하고 품위있게] 일본 존엄사협회 사무차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일본 존엄사협회 전무이사인 마쓰네 아쓰코(松根敦子.71.여)는 30년 전 시부모가 숨지기 직전까지 의료 기계에 매달려 고통스럽게 연명하는 것을 보고 남편과 함께 이 협회에 가입했다. 덕분에 7년 전 남편이 말기 인후암으로 숨질 때 집에서 좋아하던 술도 조금씩 마셔가면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한다.

그는 집 현관에 '의식을 잃어도 절대 소생시키지 마세요. 죽지 못해 사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싫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걸어두고 있다.

일본 존엄사협회는 회원에게서 의학적으로 불치 상태에 빠졌을 때 의미 없는 연명 치료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선언서를 받는다.

1976년 창설된 이 단체의 회원은 10만6000여명. 해마다 그 숫자가 늘고 있다. 협회의 시라이 마사오(白井正夫.사진)사무차장은 "자기 의사에 따라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죽을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인권의 한 갈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회원은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 노인이다. 의료계 인사가 많다. 정치인도 끼여 있다. 회원이 되면 선언서를 작성하고 연회비 3000엔을 낸다. 회원들은 교통사고 등에 대비해 존엄사 취지가 담긴 회원카드를 항상 갖고 다닌다."

-선언의 법적 효력은.

"없다. 법안 청원 단계다. 법적 효력은 없더라도 회원에게서 존엄사 의향을 전달받은 의료인은 그 의사를 존중한다."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실시한 의식 조사에 따르면 고통을 동반하는 말기 질환 상태에 빠졌다면 응답자 74%는 단순한 연명치료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 가운데 59%는 존엄사를 지지했고 14%는 안락사까지 찬성했다. 존엄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37%에 이르렀다."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나.

"통증 완화 치료가 중요하다. 말기 암 등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편안한 최후를 맞을 수 있도록 마약성 진통제 등을 사용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는 데 중점을 둔다. 환자와 가족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신적 치료도 병행한다. 호스피스센터는 전국에 138개(2608개 병상)에 이른다. 최근에는 재택 완화 치료를 하는 왕진 의사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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