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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 축복" 윤여정 "내가 이 나이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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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제게 축복이 된 것 같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영어이름아이작 정) 감독은 17일 배급사를 통해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힘겹게 지나오는 동안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또 "아칸소 농장 집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셨던 저의 어머니·아버지·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가족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나리'는 한인 가족이 미국 남부 아칸소주에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한인 2세인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 감독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에 대해서도 "세계 무대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작품이 영예를 누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준 한국의 관객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영화 '미나리'의 감독과 출연진. 윤여정, 앨런김, 노엘 게이트 조, 정이삭, 스티븐 연, 한예리(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AP=연합뉴스

영화 '미나리'의 감독과 출연진. 윤여정, 앨런김, 노엘 게이트 조, 정이삭, 스티븐 연, 한예리(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AP=연합뉴스

할머니 역할의 윤여정은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 첫 연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도 "영화를 통해 인생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배웠는데, 훌륭한 배우, 제작진과 함께해 행복했다"며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영광을 준 아카데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엄마 모니카 역을 맡은 한예리는 "모두가 이뤄낸 성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너무 기쁘고, 매일 촬영이 끝나면 함께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였던 식사 시간이 그립다"며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연기상 후보 지명을 축하했다.

아들 데이비드를 연기한 아역 배우 앨런 김은 "미나리가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며 "미나리가족을 너무 보고 싶고 좋다. 정말 신난다"고 귀여운 소감을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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