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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LH 여파에 '보병전' 전환 "우리가 구청장·시의원 압도적"

중앙일보

입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병전’으로 치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이 여권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여론전보다는 조직력 싸움에 무게 중심을 두자는 주장이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5일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상대는 기회를 잡았다 생각하고 공중전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의원님들과 저는 보병전에 치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가 구청장·시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3년 전 선거에서 지지해주셨던 분들을 투표장에 가도록 유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구청장의 96.0%(25명 중 24명), 시의원의 92.7%(109명 중 101명)를 장악한 민주당의 압도적 조직 우위를 적극 활용하자는 주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어 “선거 운동과정에서 LH 사태라든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사과를 드리고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시도당에 지시한 ‘연고자 찾기 운동’과 관련해서도 “서울 유권자 연고자 찾기 캠페인은 현재까지 민병덕 의원(안양 동안갑)이 1등이다. 다른 의원들도 동참해서 1등을 탈환해달라”고 독려했다. 전국 각지의 민주당 조직에서 연이 닿는 서울 유권자를 발굴, 조직표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후보 역시 지역별 세부 공약 발표 등을 통해 ‘골목 선거’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14일 ‘우리동네 대전환! 합니다’란 주제로 은평구·서대문구 개발공약을 발표했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조기 착공, 수색역세권 광역환승센터 건립, 강북횡단선 조기착공, 경의선 지하화 등 지역 미시 공약이 주를 이뤘다. 박 후보는 16일에도 동작구를 찾아 동네 맞춤형 공약을 발표한다. 박 후보는 15일 서울 동남권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선 “4개 밖에 없는 피해아동센터를 자치구당 하나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LH특검 공방 또 벌인 박영선·김진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오마이TV 주관으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2차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오마이TV 주관으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2차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박영선 후보와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오후 범여권 후보 단일화 2차 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가 지난 12일 제안한 LH특검과 관련, 김 후보는 “여태 특검을 하면 몇 사람만 두드려 잡고 잠잠해졌다. 민주당의 큰 규모에 비해 당장 소나기 피하려는 조치만 언급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특검과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당 후보와 김 후보 생각이 비슷하다는 게 의아하다. 같이 (야당을) 공격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박 후보가 14일 제안한 서울시 부동산감독기구 설립안도 비판했다. “감독기구는 정치인·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경제순환을 막을 수 있다. 전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박 후보는 “투기가 일어나지 않으면 감독기구가 필요없겠지만 양극화가 심각해 감독기구가 필요하다. 완전히 자본주의에 맡길 수 없다”고 응수했다.

2014년 박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 여당(새누리당)과 합의했던 세월호특별법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시 유가족 마음을 무시하고 특별법을 합의했다. 유가족들은 ‘정치생명 끝났어야 될 사람’이란 말까지 한다”는 김 후보의 말에 촉발됐다. 박 후보는 “저도 유가족과 연락을 하는데, 김 후보 말씀에 유족들이 굉장히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유가족 말을 이렇게 전하는 건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다만 치열한 공방에도 이들의 단일화 ‘컨벤션 효과’는 기대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권 내부에서 이미 대세론을 구축한 박 후보가 김 후보를 꺾고 본선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커서다. 더욱이 유권자들의 시선이 LH 사태로 쏠린 점 역시 단일화 컨벤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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