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국인직접투자 2년 연속 줄었다…2007년 이후 처음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2년 연속 줄었다. 13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시장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 흐름을 타며 변동성이 커졌다.

1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대외 분야 실물ㆍ금융 부문 동향 점검 및 대응 방향’이 논의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는 207억5000만 달러(약 23조6000억원)로 1년 전과 비교해 11.1% 감소했다. 2019년(-13.1%)에 이어 2년 연속 내리막이다. 2005~2007년 3년 연이어 쪼그라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8년 역대 최대(269억 달러)를 찍었던 외국인직접투자는 2019년 국내ㆍ외 경기 둔화, 법인세 감면 혜택 종료 여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꾸준히 늘어왔던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꺾였다. 549억1000만 달러로 2019년 대비 14.6% 감소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돈 풀기(재정 지출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고물가) 우려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 기류를 탔기 때문이다. 한국 등 신흥국에 풀린 외국인 자금의 선진국 ‘유턴’을 불러일으킬 요인이다.

실제 올해 1월(-2조7000억원)과 2월(-3조2000억원)에 걸쳐 6조원 가까운 외국인 주식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갔다(순유출). 같은 기간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10조2000억원 순유입되긴 했지만 시장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는 중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국고채 시장의 경우 올해 국채 물량이 커진 데다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국내 국채 금리도 영향을 받는 양상”이라고 진단하며 “국채 발행 분산 등을 통해 시장 부담 완화 및 안정세에 흔들림 없도록 최대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소지, 미 국채 금리 변동 등 최근 변화 요인에 대해 관찰과 대응력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무풍지대도 있다. 해외 수주다. 지난해 351억 달러 해외 사업을 국내 기업이 수주했는데 전년 대비 57.3% 늘었다. 5년래 최대 실적이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 시장이 살아난 덕분이다. 정부는 올해도 해외 수주 3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걸 목표로 세웠고, 이를 뒷받침하는 ‘해외 수주 보강 대책’을 올 상반기 중 마련한다.

또 홍 부총리는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이를 위해 수산 보조금, 디지털 통상, 위생 검역, 국영기업 등 4대 분야의 국내 제도 정비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외국인직접투자(FDI)=외국인이 경영 참여, 기술 제휴 등 목적으로 다른 국가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걸 말한다. 공장을 설립하거나 현지 사무소를 여는 게 대표적이다.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고 경영 참여, 투자 등 목적으로 지분(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증시를 통해 단순히 주식을 매입하는 건 직접투자에 들어가지 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