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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장으로 읽는 책

인디고 서원 엮음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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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저는 12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면 모든 학생이 자아 존중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우월감 혹은 열등감을 느낍니다. 모든 학생이 서로 경쟁하고 비교합니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인디고 서원 엮음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이 청소년 인문 토론 행사에서 쏟아진 청소년의 발언과 글을 한데 묶었다. 부제가 ‘청소년이 쓴 코로나19 교육보고서’. 전지구적 위기 상황이자 기존 생활 방식의 반성과 재편을 요구받는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은 바뀔 수 있을까,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10대의 말에서 답을 찾는다.

책은 두 개의 숫자 0과 827로 시작한다. 숫자 0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30세 미만의 사망자 숫자(2021년 2월 11일 기준), 827은 한 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9~24세·2018 기준· 통계청) 수다. 자살은 10년 넘게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이고, 그 이유의 절반 이상이 학업 스트레스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공부인 나라,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입시 경쟁의 나라”인 셈이다.

인용문은 16세 이선우 학생의 글이다. 학교 교육을 통해 ‘잘난 아이’와 ‘못난 아이’의 서열이 아닌 자기 존중감만 제대로 배워도 세상의 많은 문제는 절로 해결될 것이다.  요즘 떠들썩한 ‘학교폭력’ 문제도 그렇다.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