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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노인전문병원 내년 6곳 건립

중앙일보

입력

경북지역에 노인전문병원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도립.군립에 이어 민간 병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농촌 주민의 노령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 노인병원 급증=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포항 e병원'. 이 병원은 치매.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을 치료하는 노인전문병원으로 지난 7월 포항에서 문을 열었다. 30여억원을 들여 호텔 건물을 개조했다. 병원 측은 현재 44명의 환자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천의 영천중앙병원, 김천의 파티마재활요양병원 등 민간 노인병원이 개원했다. 군립 노인요양병원 설립도 잇따라 고령군의 노인복지병원과 봉화군의 노인전문요양병원, 청도군의 청도노인요양병원이 지난 6, 7월 진료를 시작했다.

노인병원의 증가는 농촌지역의 노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노인성 질환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지역 65세 이상 노인(9월 말 기준)은 도민의 12.3%인 33만4700여명. 이 가운데 8%가 넘는 2만70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도는 2020년이면 노인이 21.9%를 차지하고 노인성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마다 노인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포항시 용흥동 포항의료원의 빈 터에 150병상 규모의 도립 포항 노인치매요양병원을 2005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어 2008년까지 90병상을 추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2005년 말까지 경주.영천.영주.문경.김천 등 다섯 곳에 노인병원을 짓는다.

경북도 노인보건 담당 박석수(49)씨는 "경북지역은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며 "이들을 위해 지역별로 노인전문병원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 반발=공립병원의 증가에 일부 민간병원이 반발하고 있다. 포항 e병원은 최근 도립 포항 노인치매요양병원의 규모를 조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최근 경북도에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포항시의 경우 포항 e병원.재활병원.한방병원 등에서 500명의 노인을 수용할 수 있지만 환자 수가 적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 e병원의 장성일(50)행정국장은 "노인병원은 필요하지만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병상을 늘린다면 공립.민간 모두 부실해질 수 있다"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민간병원의 경영 사정을 고려해 병상 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시지역 민간병원에도 공중보건의를 배치하고, 장기 저리의 국비를 지원해 경영난을 덜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노인성 질환자에 비하면 전문병원이 모자라는 실정"이라며 "노인의 상당수가 경제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싼 공립병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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