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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서 겪었던 비통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27호 21면

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

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

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
에밀리 파인 지음
안진희 옮김
해리북스

올해 들어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바로 ‘냉동 난자’다. 30세 이후부터 난자의 질이 떨어진다는 말에 ‘그래?’라며 귀가 솔깃해졌다. 하지만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난자의 ‘싱싱함’을 위해 6개월간 금주를 해야 하고 배란 유도 주사를 맞아야 한다. 보존 기간과 채취 수에 따라 비용은 몇백만원을 훌쩍 넘는다. 냉동고에 얼음 얼리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생물학적 여성의 몸으로 살아가며 부딪히는 수많은 일들. 그리고 오롯이 혼자 감내야 하는 현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냈다. 잦은 유산과 불임 판정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교실 의자에 처음 흘린 생리혈을 두고 아닌 척해야 하는 혼란, 대학교수 사회에서 나도 모르게 당하고 있는 성차별. 책은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담담히 써내려간 에세이지만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앞으로 겪어야 할 세상 속 이야기다. 그래서 무릎 치며 공감하기보다는 비통하게 느껴진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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