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아, 탯줄 늦게 끊어야

중앙일보

입력

조산아(임신 24-37주)는 분만 즉시 탯줄을 끊지 말고 30-120초 늦추는 것이 조산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생아는 분만 후 10-15초 안에 탯줄을 끊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영국 브라이턴-서섹스 대학병원 신생아의학 전문의 헤이크 레이브 박사는 18일 의학연구 전문지 '코크란 협력' 10월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미국의 헬스데이 뉴스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레이브 박사는 총 297명의 조산아를 대상으로 혈압, 적혈구수, 혈류량, 뇌출혈, 수혈필요 여부 등을 조사한 7건의 연구보고서를 종합분석한 결과 분만 후 탯줄 자르는 시간을 최소한 30초에서 최고 120초까지만 늦추어도 조산아의 혈압과 적절한 적혈구 수를 유지하고 뇌출혈의 위험과 수혈의 필요를 줄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레이브 박사는 탯줄을 잠시만이라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태반을 통해 들어온 혈액이 폐에 공급되어 신생아가 조산으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탯줄을 너무 늦게 자르면 적혈구 수가 너무 증가해 혈액이 묽어지면서 심장과 호흡기에 스트레스를 가해 황달이 나타나거나 뇌가 손상될 수 있다고 레이브 박사는 말했다.

분만 얼마 후에 탯줄을 자르는 것이 안전한지에 관한 공식적인 지침은 없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도 탯줄 자르는 시간에 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어떤 공식적인 지침을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조산아의 경우 호흡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빨리 집중치료실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분만 즉시 탯줄을 자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주디스 머서 박사는 미국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분만 즉시 탯줄을 자르는데 비해 유럽 의사들은 다소 늦게 자르는 것이 보통이라고 밝혔다.

또 조산원은 산부인과전문의들에 비해 탯줄 자르는 시간이 늦어 1-3분이 보통이며 3분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머서 박사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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