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초에 3경600조 계산···일반인 AI 개발, 고성능 컴퓨터 지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KIST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KISTI]

의료분야 인공지능(AI) 기업인 이마고웍스는 치과 보철물 제작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2019년 11월 창업했다. 치과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병원에서 3차원 데이터를 촬영하면, 이 회사는 AI를 활용해 환자 치아의 해부학적 특징을 검출한다.

창업 초기 가장 큰 숙제는 고성능 계산능력(컴퓨팅·computing)이었다. 3차원 영상 데이터량이 워낙 방대해 신생 기업으로선 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이 부족했다. 이마고웍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지난해 특허·논문(7건)과 기술이전(1건) 등 성과를 기록하면서 4억5000만원의 관련 매출을 기록했다. 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컴퓨팅 능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위해 정부가 컴퓨팅 자원을 개방한다. 과기부는 AI 개발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8일부터 고성능 컴퓨팅 지원 사업 추가 신청을 받는다고 7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대전 본원 대강당에서 개최한'개교 50주년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대전 본원 대강당에서 개최한'개교 50주년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KAIST]

기업이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 수집·가공 단계와 AI 모델(알고리듬) 생성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연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연산 자원 확보가 AI 개발 경쟁력을 좌우한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팅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규모가 크지 않은 대학·벤처기업·연구소 등에서 연산 자원을 활용하려면 부담이 있다.

이 점에 착안해 과기부는 AI 개발 시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지원한다. 1000개 기업·기관에 30.6PF(페타플롭스)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플롭스(Flops)는 1초당 1회 더하기 연산을 할 수 있는 단위다. 30.6페타플롭스는 컴퓨터가 1초당 3경600조 회 연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를 고성능 컴퓨팅 지원 업체로 선정했다.

지원업체로 선정되면 필요한 용량만큼 컴퓨팅 자원을 신청하고, 월 이용 실적에 따라 연산 용량을 조절한다. 정부가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건 2019·2020년 이어 이번이 3년째다.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883개 기업·연구소·대학이 이 제도를 활용하면서, AI 기술 개발 기간을 평균 3.9개월 단축했고 월 평균 비용을 500만원가량 절감했다.

송경희 과기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라도 쉽고 빠르게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한다”며 “AI 개발 기간을 단축해 AI 기술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