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AZ 백신 호주 수출에 제동…백신 쟁탈전 심화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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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타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F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탈리아 아니니 공장에서 생산한 백신 25만 도스(한 회 접종분)의 수출 허가를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6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백신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집행위도 이를 승인했다. 현지 매체들은 수출이 불허된 백신들은 EU 역내에 배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월 EU는 제약사들이 계약한 백신 공급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역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백신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했다. 초기 백신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제약사들은 국내 백신 수요를 맞춘 후 수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탈리아의 이번 강경 조치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려는 신임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드라기 총리는 최근 열린 EU 회원국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백신 제조사들이 공급 계약을 위반하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 EU 회원국에 대한 백신 공급 물량을 당초 계약 대비 5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갈등이 일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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