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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뒤 사망 3명 추가, 총 5명…대전 20대, 전북 50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4일 7일째 이어진 가운데 접종 후 숨진 사례가 3명 추가돼 모두 5명으로 늘었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불안감이 커지자 보건당국은 “해외에서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망 사례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전북과 대전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3건 신고돼 백신과의 인과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경기도 고양과 평택에서 접종 후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이날 추가로 발생했다.

2일 세종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 종사자 등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2일 세종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 종사자 등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당국에 따르면 전북의 요양병원 환자 50대 남성 A씨는 지난 2일 오전 9시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41시간이 지난 4일 오전 2시경 사망했다. 전북의 또 다른 50대 남성 B씨도 요양병원 환자로 지난 3일 오전 11시쯤 AZ 백신을 맞은 뒤 15시간이 경과한 4일 오전 2시쯤 숨졌다. 지자체에 따르면 A씨는 심뇌혈관 질환을 앓았으며, B씨는 심근경색과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사망자도 나왔다. 대전의 중증장애시설에 입소해있던 여성 C씨다. 당국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일 11시쯤 AZ를 맞고 42시간이 흐른 뒤인 4일 오전 5시 30분경 사망했다.

앞서 전날(3일)에도 경기 고양과 평택에서 50, 60대가 AZ를 접종한 이후 사망한 사례가 신고됐다. 두 명은 백신을 맞고 수 시간 뒤 이상 반응을 보이다 숨졌다. 사망자들은 심장, 뇌혈관 관련 기저질환이 있어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접종에 사용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접종에 사용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망자들에 대해선 당국이 전문가로 구성된 피해조사반을 파견해 접종 때문에 사망한 것인지 인과 관계를 따지고 있다. 3일 신고된 사망 사례 2건에 대해선 일단 지자체 신속대응팀 회의를 진행했고, 추가로 의무기록을 조사, 분석해 질병청 피해조사반 검토 등을 거쳐 접종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4일 브리핑에서 전날 신고된 사망자 2명에 대해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의료진에 의해 예진이 이뤄지고, 의료진에 의해 접종된 사례”라며 “보건소나 시설에서 접종한 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진 과정에서 특별하게 지침을 위배한, 미흡한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2명 다 병원에 오래 입원한 상황에서 접종을 받았다. 접종 당시 건강 상태는 접종을 금기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접종 전 예진 당시 혈압이나 발열 상태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백신과 사망 사이 인과성을 밝히려면 개별 사망 사례에 대해 임상적 검토를 거쳐야 하고, 필요한 경우 부검까지 진행해야 한다.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썬 5명 모두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2억명 넘게 접종한 해외에서도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지난해 독감 백신 사태 때도 사망자 50여명을 부검했지만 백신이 사망 원인으로 나온 경우는 없다.

권준욱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앞으로 예방접종을 받는 분들이 증가하면서,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접종을 받으면서 이상반응 신고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개별 사망원인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은 심층조사와 의학·과학적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현재까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예방접종이 진행 중에 있고, 2억6000만 회 이상의 접종이 이미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라는 중증 이상반응 이외에 다른 중증 이상반응은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다.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망사례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과도하게 불안감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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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망자들이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단 점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임상 시험 근거와 여러 가지 상황상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에서 기저 질환자는 우선순위의 백신 접종자 대상에 포함된다”며 “이를 근거로 우리도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거쳐 기저 질환자를 포함했다. 금기 사항이 없으면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 1건 신고돼 

질병청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는 4일 0시 기준 718건(경미한 이상반응 709건)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7건은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다. 집계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나필락시스 1건도 이날 오전 추가로 신고됐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50대 여성으로 3일 오후 2시쯤 AZ로 접종한 뒤 10분 지나 호흡곤란이 와 에피네프린을 투여했다. 이후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돼 오후 3시 30분경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고 당국은 전했다.

황수연 기자, 대전=신진호 기자 전북=김준희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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