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뭉친 ‘토종 앱마켓’…구글 대항마 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03.03 16:50

업데이트 2021.03.03 17:59

원스토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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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를 키우기 위해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최근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갑질’ 논란이 불거진 구글에 맞서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다.

“자칫 ‘디지털 소작농’ 될라” 위기감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있는 원스토어에 260억원을 투자한다고 3일 공시했다. KT는 21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3.1%(64만여 주)를, LG유플러스는 50억원을 투자해 0.7%(15만여 주)를 확보했다. SKT의 지분 50.1%를 포함하면 이통 3사의 지분은 53.9%가 된다. 네이버도 26.3%를 보유 중이다. 앞서 2016년 이통 3사는 각사 앱마켓(SKT T스토어·KT 올레마켓·LG유플러스 U+스토어)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원스토어로 통합했다. 다만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SKT의 자회사(원스토어)에 투자는 하지 않았다. 경쟁사에 지분을 투자하기 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기조가 바뀐 배경에는 토종 앱마켓의 경쟁력을 키워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특히 국내 앱마켓 점유율 71%를 차지하는 구글이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in-app·앱스토어가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를 올 10월부터 웹툰·음악·영상 등 모든 콘텐트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위기감이 커졌다.

원스토어 지분 구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원스토어 지분 구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점유율 18.3%…구글의 4분의 1 수준 

인앱 결제를 하면 앱에서 유료 콘텐트를 결제할 때마다 결제금액의 30%가 수수료로 발생한다. 일종의 ‘통행료’로 30%를 구글에 떼주는 셈인데, 이러면 국내 ICT 기업이 외국계 기업의 콘텐트 하청기지나 ‘디지털 소작농’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소비자 부담 가중도 불가피하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구글코리아 측은 “수수료 인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사를 설득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인하율이나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반면 원스토어의 앱 수수료율은 현재 20% 수준이다. 인앱 결제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2018년 7월부터 개발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율을 5%로 낮추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중소사업자 1만6000여 곳에 대해 수수료율을 기존의 절반 수준인 10%로 깎아줬다.

현재 원스토어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18.3%로 구글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이 같은 수수료 인하 정책에 힘입어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원스토어의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은 34.4%였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800억원대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상장 추진 중…기업가치 1조원 평가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서 SKT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9월 KB증권·NH투자증권·SK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시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월간 이용자는 약 1540만 명, 누적 콘텐트 다운로드는 5억 건으로 집계됐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지난 5년간 공동 사업자로 함께 해온 두 통신사가 주주로 참여하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협력이 기대된다”며 “업계와 상생하고 이용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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