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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차별화?…3·1절에 ‘친일 청산’ 강조한 이재명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는 1일 3·1절 기념사에서 "잊을만하면 독버섯처럼 되살아나는 과거사에 관한 망언 역시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면으로 낸 기념사에서 "해방 이후에도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던 친일 세력의 반발로 친일 잔재 청산의 기회를 잃었다"며 친일 청산을 강조했다.

이재명 "왜곡된 역사는 왜곡된 미래 낳는다"

이 지사는 "왜곡된 역사는 왜곡된 미래를 낳는다"며 "(친일 잔재 청산은) 과거에 얽매이거나 보복을 위한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또 “3·1운동의 함성과 정신은 일제의 식민 통치를 뒤흔들었고 해방의 원동력이 됐다. 선열들께서 모든 걸 바쳐 되찾은 나라가 자랑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친일 행적 알리기 나서

이 지사의 이날 기념사는 그동안 경기도가 추진해 온 친일 청산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앞서 경기도는 기존의 '경기도 노래'를 작곡한 이흥렬씨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을 확인한 뒤 폐지하고 공모를 통해 도가(道歌)를 새로 만들었다. 경기도청 4층 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행적이 밝혀진 4명의 액자에는 '친일인명사전 등재'라는 명패를 붙이기도 했다.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돼 있다. 경기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돼 있다. 경기도

경기도는 올해는 확인된 도내 친일 인물에 대한 기념물 161건에 어떤 친일 행적을 했는지 등을 알리는 알림판을 부착할 예정이다. 창씨 개명과 함께 일본이 강제로 개칭한 지역 명칭을 되찾는 작업도 한다. 친일 잔재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도내에 거주하는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들이 걸맞은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지사의 이날 기념사가 일본과의 화해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와 대비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그대로 놔두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며 "올해를 경기도 친일청산 원년으로 삼아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더욱더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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