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디스토마 환자 집단 발병

중앙일보

입력

참게장을 먹은 전남 일부 지역 주민들이 폐디스토마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의가 요망된다.

29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이모(50.광주)씨 등 14명이 폐디스토마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씨의 경우 이달 중순께 전남의 한 식당에서 참게장을 먹은 뒤 복통을 호소, 병원을 찾았다가 폐디스토마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황모(36.전남 장흥)씨도 올 초 이씨가 찾은 지역 인근 식당에서 역시 참게장을 먹고 폐디스토마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참게장을 먹은 뒤 이같은 증세를 보임에 따라 병원측은 참게장에 기생하는 폐디스토마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병원측은 발병원인과 관련, 생산지나 유통과정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수입 참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병원측은 각급 병원이나 행정기관에서 폐디스토마 환자를 체계적으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감염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디스토마에 감염될 경우 열과 함께 기침을 하게 되며 증세가 악화될 경우 늑막염과 기관지 폐렴을 일으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폐디스토마는 다슬기와 가재, 게 등을 통해 인체에 감염되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호흡기 내과 이승일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3-4개월에 이처럼 많은 폐디스토마 환자를 진료한 적이 없다"며 "환자 대부분이 늑막염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치료가 조금만 늦었더라도 위험할 뻔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디스토마는 계절하고 무관하고 타인에게 전염되지도 않으며 초기 증상은 가래에서 비린내가 나고 피가 썩여 나온다"며 "각종 감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익혀 먹는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