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약속 "정범진 검사, 걷도록 돕겠소"

중앙일보

입력

"정범진 검사,제 의학으로 당신이 일어서 걸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복제와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황우석(52)서울대 교수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검찰청의 정범진 부장검사(37·미국명 알렉산더 정)를 만나 이렇게 약속했다.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동포들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였다.

정 검사는 1991년 조지워싱턴 법대에 재학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됐다.심각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92년부터 브루클린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다.최근엔 한국의 온라인 게임회사인 ‘웹진’의 대주주인 이수영(39)씨와 결혼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정 검사는 황 교수의 비디오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척수를 다친 실험용 개가 황 교수팀의 신경세포 치료를 받은 뒤 일어서 걸어다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거기서 신경세포만 추출해 개의 손상된 척수에 이식한 것이 치료원리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정 검사만 동의한다면 사전 임상연구 명단에 올리고 싶다”고 제의했고 정 검사는 “너무 고맙다.기꺼이 교수님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황 교수는 “나 자신도 72년과 87년 의학적으로 두차례나 사형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난치병 환자나 장애인들의 고통과 절망을 잘 이해한다”고 답했다.

정 검사는 ‘치료목적을 위한 줄기세포 배양 연구는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는 황교수의 생각에 절대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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