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산 이타이이타이병 의심 질환 가족단위 피해

중앙일보

입력

경남 고성군 삼산면 폐광산 인근 병산마을 주민들에게서 나타난 이타이이타이병 의심 질환 유형은 가족단위의 인체피해가 나타나는 등 다양하고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환경운동연합 수질환경센터에 따르면 혈중 및 소변에서 카드뮴이 허용치를 초과 검출된 주민 7명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을 상대로 한 면담 피해조사에서도 이타이이타이병과 유사한 사례들이 수집됐다.

우선 팔, 골반, 허리, 대퇴골 등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골절증상과 관절염증, 통증, 뼈 부러짐 현상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300여명 가운데 90% 가량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혈중 및 소변 카드뮴 허용기준치 이상 검출자가 보인 이같은 증상과 유사했다.

또 근래에 외지로 출가한 30∼40대 자녀들 중 20여명도 뼈와 관련된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조사면담자 가운데 5∼6명은 본인과 자녀들 모두가 이같은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0대 한 여성은 갈비뼈안 통증과 함께 골다공증을 앓고 있었으며 그의 큰아들은 다리와 허리가 아리는 고통으로 각 부위에 수술을 받았고 둘째 아들은 허리수술, 큰 딸과 둘째 딸은 허리통증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중반의 다른 여성도 큰 딸과 함께 만성 관절염을 앓고 있고 시어머니도 뼈가 자주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다른 여성조사자도 계단을 내려오다 다리부분 뼈가 부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 토착주민이 아닌 외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의 경우 현재 외형상 유사증세는 없으나 30여년 전에 시집온 여성에게는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30여년 전에 이주해온 여성들의 가족은 뼈 관련 질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910년 발생한 일본 도야마(富山)현 이타이이타이병 사례에서도 노동을 많이 한 20년이상 거주한 사람,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 강 근처에 사는 농부나 그 가족에게서 질환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성=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