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보 효과로 파킨슨병 치료

중앙일보

입력

환자에게 가짜약을 진짜약인 것처럼 속이고 투여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치료효과인 플래시보(placebo) 효과가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의 파브리지오 베네데티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신경과학' 최신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베네데티 박사는 파킨슨병 환자 11명에게 파킨슨병의 특징적 증세인 근육경직과 진전(사지 떨림)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주사제를 투여한 뒤 다음번 치료때는 지난번과 똑같은 약이라면서 약효가 없는 단순한 식염수를 주사한 결과 6명에게서 팔의 경직이 감소하는 등 진짜약을 주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증세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6명은 또 시상하핵(視床下核)이라고 불리는 뇌부위의 신경세포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으며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환자 5명에게서는 시상하핵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베네데티 박사는 말했다.

시상하핵은 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파킨슨병 환자의 시상하핵은 과잉활동을 보인다.

이는 파킨슨병 증세의 완화가 시상하핵의 과잉활동 감소와 연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베네데티 박사는 지적했다.

플래시보 효과가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앞서 발표된 일이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며 따라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레바도파 같은 치료제가 이용된다.

이에 대해 영국 파킨슨병학회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지만 현재 이용되고 있는 파킨슨병 치료법을 바꾸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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