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week& 웰빙] 새싹 요리

중앙일보

입력

"아니, 이렇게 어린 것도 먹나요?"

지난 일요일 백화점 세일에 맞춰 쇼핑에 나섰다가 오랜만에 지하 식품매장으로 내려간 나인경씨.

채소 코너에 새끼손가락만한 치커리를 보고 깜짝 놀라 종업원에게 물었다. "아직 모르셨나 보지요. 요즘 주부들이 즐겨 찾는 꼬마 채소랍니다. 옆에 있는 새싹 채소와 함께 샐러드나 비빔밥 재료로 많이들 사 가세요." 종업원의 말에 따라 옆을 보니 알팔파싹.브로콜리싹.비타민순 등 생소한 이름의 새싹들도 눈에 띄었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꼬마 채소' '새싹 채소'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꼬마 채소는 일반적으로 채소의 어린 잎을, 새싹 채소는 발아한 식물의 새싹을 말한다. 집에서 상추를 기를 때 마음이 급해 따먹던 어린 잎이나 일식집에서 자주 접하던 무순이 바로 꼬마.새싹 채소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식품 매장에 선보이고 있는 새싹.꼬마 채소의 종류는 20여 가지. 양배추싹.차이브싹.브로콜리싹.적경치커리순.적겨자순.로메인로터스순.비트순 등 서양 채소도 대거 가세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채소 바이어인 김용창 대리는 "새싹 채소류가 주말이면 하루에 50만원 정도 판매되는데 이는 채소 코너에서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감자를 위협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식물은 보통 새싹이나 어린 잎이 돋아나는 시기에 성장력이 가장 왕성하다. 이 시기에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가 새싹과 어린 잎에 응집하기 때문에 완전히 자란 것보다 영양 가치가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대농바이어영농조합 황성현 사장은 "국내외 영양학자와 의학자들의 연구 내용을 종합해 보면 노화 예방이나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난 어린 채소들이 많다"면서 "일본.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채소 시장의 20%가량이 새싹.꼬마 채소로 바뀔 정도"라고 전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종미 교수는 "우리가 봄이면 산과 들에서 캐먹던 달래.냉이.두릅.쑥 등이 바로 새싹.꼬마 채소"라며 "요즘 등장한 어린 채소들의 매력은 재배기술의 발달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점에서도 새싹이나 어린 채소를 신메뉴로 개발해 내놓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 종로타워에 있는 '탑클라우드'레스토랑에서는 점심시간에 세미 뷔페 메뉴로 '마이크로 샐러드 웰빙 코너'를 운영 중이다. 싹이 난 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된 꼬마 야채만을 골라 샐러드로 낸다. 또 생선이나 고기 요리의 가니시로 사용하기도 한다. 탑클라우드 최광희 주방장은 "영양은 제쳐 두더라도 작고 앙증맞게 생겨 음식 위에 살짝 곁들이면 요리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전문 체인점인 '계경목장'과 '황토포크'에서는 새싹을 이용한 비빔밥을 내놨다. 특히 계경목장에서는 브로콜리싹.알팔파싹.배추순 등 20여종의 새싹 채소를 맛에 따라 배합해 고소미.매콤이.새콤이 세 가지 종류의 비빔밥으로 만들었다. 황토포크에서는 새싹 쌈 채소와 삼겹살구이, 새싹 샐러드 등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싹은 식품 매장에서 구입(50g에 1000~2000원) 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 쉽게 길러 먹을 수도 있다. 콩나물을 기르는 것처럼 씨앗을 구해 하루에 두번 정도 물을 갈아주고 떡잎이 올라와 7~8㎝ 정도 자라면 뿌리와 씨앗 껍질을 제거해 먹으면 된다. 씨앗은 아시아종묘(www.asiaseed.co.kr)나 우리콩나물살리기운동본부(www.orialte.co.kr)에서 판매하는데 한 봉지에 3000~2만원.

일반적으로 새싹이나 어린 잎은 날것을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연하고 부드러운 질감에 쌉싸래한 향, 그리고 영양소 파괴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리브 오일 등으로 드레싱을 만들면 더욱 감칠맛 나게 즐길 수 있다. 비빔밥이나 육류요리.생선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 연어롤과 새싹 채소

▶재료

냉동 훈제연어 160g, 새싹 채소 20g, 사과 1개(둥근 무 절임처럼 얇게 썰어 사용), 아스파라거스 2개, 레몬 드레싱 1큰술, 자몽즙(오렌지 과즙도 가능) 40㎖, 양파 1개, 마요네즈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사과는 껍질을 벗겨 둥글고 얇게 썰어(24장) 설탕물에 5분간 재워 둔다.

아스파라거스는 끓는 물에 데쳐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리고 소금.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얇게 포 떠진 연어를 알맞은 크기(가로 5㎝)로 자른다.

사과를 2장 깔고 연어와 아스파라거스를 놓고 둥글게 만다.

큰 접시에 자몽즙을 둥글게 돌려 뿌린다.

잘게 썬 양파에 마요네즈를 넣고 버무려 자몽즙 위에 놓는다.

둥글게 만 연어를 놓고, 그 위에 레몬 드레싱에 버무린 새싹 채소를 올려 낸다.

◇ 게살 케이크 샐러드

▶재료=게살 200g, 사과 4분의 1개, 머스터드 소스 2큰술, 허브 오일 2큰술, 자몽즙 2큰술, 꼬마 채소 20g, 레몬 드레싱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직경 5cm 정도인 원형 틀

▶만드는 법=접시 중앙에 원형 틀보다 좀 크게 자몽즙을 뿌리고 그 주위에 허브 오일을 뿌려준다.

게살을 가늘게 찢고, 사과를 잘게 채 썰어 소금.후춧가루를 넣고 머스터드 소스로 버무린다. 접시 중앙에 틀을 놓은 뒤 그 속에 게살과 사과를 버무린 것을 채워 넣는다. 주변을 꼬마 채소로 두르고 레몬 드레싱을 뿌린다.

◇ 새싹과 어울리는 드레싱

◆ 허브 드레싱

▶재료=차이브(허브의 일종) 30g, 딜(허브의 일종) 30g, 파슬리 100g, 올리브 오일 150㎖

▶만들기=파슬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바로 식힌다. 차이브.딜.파슬리를 올리브 오일을 넣어가며 간다. 고운 채에 받쳐 걸러진 오일을 드레싱으로 쓴다.

◆ 발사믹 드레싱

▶재료=다진마늘 1작은술, 머스터드 소스 1큰술, 발사믹 소스 2큰술, 계란흰자 반개분, 식용유 150㎖,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믹서에 마늘과 발사믹 소스를 조금씩 넣으면서 곱게 간다. 다른 그릇에 계란 흰자와 머스터드 소스를 넣고 거품기로 저어 혼합한다. 식용유와 발사믹 소스를 조금씩 추가해 가며 잘 섞는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드레싱으로 쓴다.

◆ 레몬 드레싱

▶재료=레몬즙 30㎖, 올리브 오일 90㎖,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레몬즙과 올리브 오일을 섞어 소금.후춧가루로 간을 하면 그만인데 레몬 드레싱은 단순히 뿌리지만 말고, 꼬마.새싹 채소랑 잘 버무려 내는 것이 좋다. 새콤한 드레싱 맛이 채소에 배어 맛이 훨씬 좋아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