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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이 인턴 합격하는 동안…檢 기소 늦춰지는 두가지 이유

중앙일보

입력

'신(新)전대협' 회원들이 한일병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 인턴채용 합격을 규탄하며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문구가 새겨진 현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신(新)전대협' 회원들이 한일병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 인턴채용 합격을 규탄하며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문구가 새겨진 현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2021년도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뒤 한일병원 인턴 합격한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심 법원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딸 조씨의 ‘만들어진 스펙’까지 조목조목 짚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조씨를 기소하지는 않았다.

“숙명여고 쌍둥이와 형평성 어긋난다”  

조 전 장관의 딸과 아들은 모두 부정입학 혐의로 입건돼있다. 수사팀이 불기소든, 기소든 사건 처리는 끝마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앞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경력확인서를 써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를 받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장진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를 받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장진영 기자

정 교수의 양형은 더욱 중하다. 정 교수는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특히 재판부는 입시비리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딸 조씨의 ①단국대 의과학연구서 인턴 및 체험활동확인서 ②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 및 체험활동확인서 ③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및 확인서 ④호텔 실습수료증 및 인턴 확인서 ⑤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인턴 및 인턴 확인서 ⑥동양대 총장 표창장 ⑦동양대 보조연구원 연구활동 확인서가 모두 위조됐거나 허위로 쓰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쌍둥이 딸에게 시험 답안을 유출한 숙명여고 사건과 비교하면 조 전 장관 자녀 역시 향후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딸에게 시험 정답을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가 징역 3년 6월의 중형을 선고받은 2개월 뒤 검찰은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 등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 기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 등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 기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의원 44명은 “입학 부정 주범 조씨를 기소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검에 성명서를 지난 1일 전달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딸 조씨가) 정 교수와 공모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 입학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 교수 1심 재판 결과 명백히 확인됐다”는 논리를 폈다.

“가족 기소 지나치다” 동정론도

그러나 “정 교수가 구속됐고, 조 전 장관 역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딸과 아들을 기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동정론이 있는 것은 검찰엔 부담이 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악물고 의사시험 합격하고 인턴까지 합격한 조민양의 멘탈에 경의를 표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조만간 병원에 가서 조민에게 응원하고 오겠다. 인턴생활 열심히 하고 좋은 의사가 되어 달라”고 응원의 글을 적기도 했다.

조씨가 졸업한 부산대학교 측도 입학 취소 등의 가능성에 대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원칙대로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9월 9일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조 전 장관. 우상조 기자,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9월 9일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조 전 장관. 우상조 기자, [연합뉴스]

조국팀 “전출 2명 남겨달라”, 거부됐다

최근 수사팀 인력도 줄었다. ‘지방으로 발령 난 평검사 2명이 수사부터 공소유지를 담당해왔으니 한 명이라도 남겨달라’는 게 수사팀의 요청이었으나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는 수사 실무를 맡았던 강백신 부장검사가 지난해 초 통영지청으로 발령 난 뒤 공판 때마다 서울로 출장을 오고 있다. 수사 전체를 이끌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 실무자였던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검사는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발령 나 뿔뿔이 흩어져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 부장검사는 “평검사들은 각종 형사 사건 업무가 많기 때문에 소속 청에서 출장 형식으로 법정에 나온다고 해도 재판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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